유료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KT가 SK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맹비난했다.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이자 IPTV사업자 SK브로드밴드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 1위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것은 방송과 통신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KT 주장이다.

이동통신 2위 사업자 KT는 유일하게 위성방송과 IPTV 등 복수의 유료방송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결합상품 점유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SK의 CJ헬로비전 인수가 현실화하면 이동통신-유료방송 점유율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 입장에서는 가장 큰 경쟁자를 만나게 된다. 인수가 성사되면 KT계열과 SK계열의 유료방송가입자는 백만명 안쪽으로 줄어들게 된다. SK텔레콤이 케이블 가입자를 IPTV로 전환시키거나, 이동통신+유료방송+인터넷 등 결합상품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방향 위성방송을 갖고 있는 KT와의 경쟁에서 SK그룹이 앞설 수 있다.

2일 SK텔레콤이 내년 4월까지 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KT는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시켜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KT는 이어 “이는 그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경쟁 활성화, 공정경쟁, 방송통신산업육성 정책과 정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KT는 “또한 (이동통신) 플랫폼 1위 사업자와 콘텐츠 1위 사업자의 상호 지분 보유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하여 글로벌 경쟁력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거래를 최종 승인해야 하는 정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셈이다. KT는 인수합병이 현실화하면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유료방송시장에도 확대되고 △유선방송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SK그룹의 점유율이 60%가 넘게 되고 △SK가 CJ헬로비전이 운영 중인 지역채널까지 확보하게 돼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며 △KT망을 이용하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 85만을 업계 1위 SK텔레콤이 관리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