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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육부 광고 거부, 편협한 언론으로 비칠 수 있다”26일 내부 토론회에서는 찬반 의견 팽팽, 27일 입장 발표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0.27 18:56

한겨레가 교육부의 ‘올바른 역사교과서’ 의견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는 교육부 광고가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광고윤리강령’ 및 ‘신문광고윤리실천요강’이 정하는 금지항목이 아니고 △내부적으로 마련한 한겨레신문 윤리강령에 비추어 봐도 문제가 되지 않고 △사회적 논란을 부를만한 성격의 광고로 판단, 임원진에게 보고해 결정을 따르는 절차를 거쳤다며 “여러 기준과 절차에 비춰볼 때 이번 교육부 의견광고는 게재 금지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1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한겨레 16일자 신문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홍보’ 의견광고를 게재해 달라 의뢰했다. 한겨레는 16일자 1면에 광고를 실었다가 내부 문제제기가 있자 3판에서 광고를 뺐다. 한겨레는 이후 편집위원 회의, 논설위원실 회의와 정석구 편집인이 주재한 편집국장-논설실장-광고이사-전략기획실장 회의를 통해 19일자 1면에 광고를 게재하기로 결정하고 집행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광고도 지면의 일부’라며 의견광고를 거부한 것과 비교되면서 한겨레에 대한 비판여론은 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지부장 최성진)도 성명을 발표해 회사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한겨레는 26일 저녁 정석구 편집인과 최성진 지부장 등이 참석한 사내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한겨레 2015년 10월19일자 1면 일부. 빨간 사각형 표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판 취지의 기사다.

한겨레는 토론회 이튿날인 27일 <교육부 의견 광고에 대한 회사의 생각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문제의 광고가 16일치 1판에 게재됐다 3판부터 빠졌고, 경영진의 논의 결과 최종 게재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전달했다. 한겨레는 “회의에서는 ‘의견광고’이니만큼 한겨레 논조와 다르더라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26일 토론회에서도 “기사와 광고에 적용되는 게재 원칙이 다르고, 특히 의견 광고의 경우 논조와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는 것”이라는 찬성 입장과 “헌법적 가치에 명백히 위배되는 내용의 광고이므로 게재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한겨레 내부 원칙과 절차를 고려할 때 “이번 교육부 의견광고는 게재 금지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며 “신문에서 기사를 싣는 면은 ‘취재보도 준칙’에 따르고, 광고 지면은 또 그에 합당한 ‘광고게재 기준’에 따르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우리와 다른 의견이라는 이유로 광고를 싣지 않는 것은 이런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편협한 언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위험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광고에 일부 독자들이 상처를 받아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분들에 대해선 우리가 기준과 원칙을 적극 설득해 나가야하는 게 우리 몫이라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고 한겨레는 밝혔다.

한겨레는 “<뉴욕타임스>, <마이니치신문> 같은 외국 신문사들의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이번 광고 게재는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며 “뉴욕타임스의 경우 ‘미국 헌법은 보도의 자유는 물론, 만인에 언론(표현)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떤 단체나 개인의 의견광고라도 받아들이고 있다’는 원칙 아래 ‘(광고물) 원고의 수정이나 (내용을) 입증할 문서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일은 있지만, 게재를 거부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다만, 이번 광고 게재 과정에서 취재 현장의 기자나, 독자센터의 직원들에게 회사의 명확한 방침이 제 때 전달되지 않아 독자들의 항의에 매끄럽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며 “사내외 의견을 바탕으로 회사는 광고 게재 기준을 좀더 보완하고, 논란을 일으킬만한 의견광고 게재 여부를 검토하는 사내 기구도 정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한겨레 입장 전문

교육부 의견 광고에 대한 회사의 생각을 알려드립니다.

한겨레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19일치 <한겨레>1면에 실린 교육부의 의견 광고(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홍보)를 주제로 한 사내토론회가 26일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석구 편집인, 최성진 노조 지부장을 비롯한 사내 관계자 6명이 토론자로 참석해 저녁 7시부터 약3시간에 걸쳐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광고 게재에 원칙적으로 찬성의 뜻을 밝힌 쪽은 “기사와 광고에 적용되는 게재의 원칙이 다르고, 특히 의견 광고의 경우 논조와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외국 언론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에 교육부 광고를 거부했다면, 거꾸로 정권 차원에서 입맛에 맞지 않은 언론사를 광고 게재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을 결과적으로 용인하고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교육부 광고 게재가 부적절했다고 밝힌 반대 쪽에서는 “아무리 의견 광고라 하더라도 이번 사안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헌법적 가치에 명백히 위배되는 내용의 광고이므로 게재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더욱이 경영진 쪽에서 게재 이전에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보았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한겨레 내부적으로는 의견 광고이니만큼 실어도 무방하다고 할지라도 독자들이 과연 그런 사정을 인정해줄지 의문이고, 취재 거부 등으로 이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현장에서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뒤따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광고는 애초 16일치 1판에 게재됐다가 3판부터 빠진 바 있습니다. 일부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회사는 이 사안을 편집위원 회의, 논설위원실 회의, 편집인 주재 편집국장 논설실장 광고이사 전략기획실장 회의를 통해 이 사안을 논의한 결과 최종 게재키로 결정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의견광고’이니만큼 한겨레 논조와 다르더라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회사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명백한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의견 광고는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광고 게재 여부를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한국신문윤리위원회(신문협회,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기자협회가 1961년 9월에 공동으로 설립한 언론자율기구)의 ‘신문광고윤리강령’ 및 ‘신문광고윤리실천요강’입니다. 윤리강령은 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고, 실천요강은 각 항목에 해당하는 좀 더 세부적인 사항들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강령에선 원칙을, 실천요강에서는 ‘게재해서는 안된다’고 금지 항목을 나열한 네거티브 형식(나열해놓은 것을 뺀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허용)입니다. 예컨대 윤리강령 항목 1을 보면 ‘신문광고는 독자에게 이익을 주고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돼 있고, 여기에 따라 게재 금지 항목 중의 하나로 ‘(1)비과학적 또는 미신적인 것’을 제시하는 식입니다. 강령 및 요강의 전반적인 내용은 법률로 금지된 광고,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미풍양속을 해치는 내용 등의 광고를 금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한겨레가 내부적으로 별도로 마련한 ‘한겨레신문 윤리강령’에도 광고와 연관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윤리강령 ‘9. 판매 및 광고활동’에서는 ‘우리는 상도의에 벗어나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라고 돼 있습니다.

한겨레 광고국은 이런 사내외 기준을 염두에 두고 광고 게재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만일 사회적 논란을 부를만한 성격의 광고인 것으로 판단될 경우 임원진(편집인)에게 보고해 결정을 따르는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기준과 절차에 비춰볼 때 이번 교육부 의견광고는 게재 금지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문에서 기사를 싣는 면은 ‘취재보도 준칙’에 따르고, 광고 지면은 또 그에 합당한 ‘광고게재 기준’에 따르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한겨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합니다. 우리와 다른 의견이라는 이유로 광고를 싣지 않는 것은 이런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편협한 언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위험도 감안해야할 것입니다. 이번 광고에 일부 독자들이 상처를 받아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분들에 대해선 우리가 기준과 원칙을 적극 설득해 나가야하는 게 우리 몫이라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마이니치신문> 같은 외국 신문사들의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이번 광고 게재는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미국 헌법은 보도의 자유는 물론, 만인에 언론(표현)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떤 단체나 개인의 의견광고라도 받아들이고 있다”는 원칙 아래 “(광고물) 원고의 수정이나 (내용을) 입증할 문서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일은 있지만, 게재를 거부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광고 게재 과정에서 취재 현장의 기자나, 독자센터의 직원들에게 회사의 명확한 방침이 제 때 전달되지 않아 독자들의 항의에 매끄럽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내외 의견을 바탕으로 회사는 광고 게재 기준을 좀더 보완하고, 논란을 일으킬만한 의견광고 게재 여부를 검토하는 사내 기구도 정비할 방침입니다. 사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의견 표명을 환영합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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