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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공공와이파이 예산 한 푼도 허락 안 했다미래부, 품질·보안 위해 원안 30여억, 수정안 3억 제시… 기재부, “신규 구축 없으니 예산도 없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0.27 17:13

전국에 1만여개 가까이 설치된 공공와이파이가 빈깡통이 될 처지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가 올해까지 1만2000개의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이를 유지관리해야 한다며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장관 최경환)가 ‘2016년부터는 신규 구축이 없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공공와이파이의 품질 유지와 보안 강화를 위해 투입해야 할 예산이 사라진 것이다.

27일 미래부 통신자원정책과와 한국정보화진흥원(원장 서병조)에 따르면, 미래부는 올해 초 기재부에 ‘무선인터넷 확산 기반 조성 사업’으로 30여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이동통신사가 1대 1대 2 비율로 예산을 투입해 구축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공공와이파이의 품질을 유지하고 보안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2016년부터 신규 구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미래부는 3억2600만원 수준으로 예산을 낮춰 다시 신청했으나 기재부는 이마저도 예산을 삭감했다.

결국 미래부의 2016년도 예산안은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삭제된 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에 제출됐다. 그러나 미래부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래부는 공공와이파이의 유지관리를 위해 22억7천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국회 미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26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심의에서 미래부 예산에 공공와이파이 사업 비용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말 기준 공공와이파이는 총 7545개소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95억원을 투입했다. 정부는 올해 2500개소를 추가로 구축하고, 2016년과 2017년 각각 1000개소의 이동통신사 와이파이를 개방해 총 1만2000개의 공공와이파이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혀왔다. 절반인 6000개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이동통신사가 각각 25%, 25%, 50%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절반은 이동통신사가 구축해 운영 중인 와이파이 6000개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사업계획대로라면, 미래부의 내년 예산안에서 신규 구축 사업 비용을 삭감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가계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공공와이파이 확대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장비 교체와 민원센터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예산 전액 삭감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미래부 쪽 설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27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국회와 언론에서 공공와이파이의 품질과 보안문제를 지적해 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P(Access Point)를 교체해야 하고, 그래서 예산을 신청했는데 기재부는 사업의 목적이 신규 구축이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은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 등이 사업 중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국회에 비용을 보고해 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래부와 공동으로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4월 ‘공공와이파이 중장기 발전방향 수립’을 목적으로 8400만원짜리 연구과제를 공고하기도 했다. 현재 보고서가 미래부에 제출된 상황이고, 미래부는 9월 공공와이파이 발전연구반을 구성했는데, 2016년 3월까지 기존 공공와이파이의 효과성을 분석하고 확대 여부를 검토해 중장기 발전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에게 유지관리 비용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면 정부가 일정부분 비용을 들여 공공와이파이의 품질 유지와 보안 강화를 위해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동통신사들은 비용 투입을 꺼리기 때문에 AP를 10개 설치할 곳에 3개를 설치하는 등 정부가 정해놓은 수량만 채우면 된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와이파이는 사업자에게 부담인데) 장비 교체와 모니터링까지 사업자에게 맡기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화진흥원은 연구과제를 발주하면서 “(주민센터 보건소 전통시장 등) 우선구축 유형을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으나 서민·소외계층의 실제 활용도가 많은 도서관, 문화체육시설 등에 공공와이파이 구축 물량은 부족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올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공공와이파이 확충’을 제시했다. 여기에 공공와이파이의 지역차별 문제가 항상 논란이 돼 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예산 투입이 없을 경우 공공와이파이가 빈깡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공와이파이를 이동통신사가 직접 유지관리한다면 사업적 판단에 따라 기능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년부터 노후장비 교체 등 문제를 이동통신사의 선의에 의존해야 한다. 이동통신사에 공공와이파이 유지관리를 의무화하고, 정부가 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동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근본대책이지만 예산이 사라지면서 대책 논의조차 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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