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포스트시즌 매진이 귀했던(?) 경우도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처음 치른 11,000명 규모 마산구장의 만원사례를 제외하면 한 번도 없던 매진.

마산보다도 더 작은, 올해 가을야구의 공간 중 가장 작은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더구나 올 한국시리즈를 끝으로-빠르면 내일 2차전이 마지막입니다-이곳과 작별하는 시리즈를 펼치는 상황. 분명 1·2차전만큼은 그 희소성과 우승도전이라는 두근거림으로 매진이 기대되는데요.

▲ 인터넷 상으로는 거의 매진입니다. 1루 내야에 한두 자리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취소표가 나온다면 현장판매가 이뤄질 터, 너무 작은 야구장이기에 매진이 어렵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부터는 다른 공간으로 간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분명 이번 한국시리즈 대구경기의 희소성은 큰데요. 적게는 오늘과 내일 1차전과 2차전부터, 많게는 6·7차전까지 4경기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2002년과 2013년에 이어 또 한번 홈에서 우승 세리모니가 가능한 삼성! 마지막 경기가 우승 확정 경기라면 대단하겠죠? -물론 2010년에도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는 끝났습니다만, 당시엔 SK의 우승 세리모니를 그저 멍하니 바라봐야 했다는.-

페넌트레이스의 긴 야구는 그 결말이 정해진 것처럼 그리 큰 관심이 없는 대구에서 그나마 뜨거운 한국시리즈. 이어지는 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당연하게 된 도시, 대구에선 어김없이 올해도 가을야구가 함께하는데요.

야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분명 두근거림이 가득할 테고,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할 터.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며 터진 도박파문은 전력 이탈과 함께 팬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만, 지금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 사이 승리를 거둔다면 감동은 더 커질 것입니다.

▲ 시민운동장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며 여러 기획을 고민했지만 크게 알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낡았다는 안타까움과 새로운 구장을 향하는 시즌으로의 마지막 길목이라는 의미에서도 그 가치가 큰 이번 한국시리즈. 긴 역사를 거치며 맛보지 못한 우승의 안타까움을 넘어 어느덧 너무 익숙해진 우승팀의 공간이 된 대구시민운동장!

과연 그 마지막 순간을 푸른 물결의 들썩거림으로 장식할 수 있을까요? 오늘밤부터 펼쳐지는 두 번의 홈경기가, 또 혹시 모를 11월의 야구에도 대구는 관중석 가득한 팬들과 함께할까요? 그 첫 번째 분위기를, 또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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