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은 여러 상징성이 있는 공간입니다. 두산과 LG의 홈구장이라는 의미, 또 서울을 대표하는 야구장이라는 가치를 넘어, 우리 야구의 대표적 성지와도 같은 곳이죠. 제도 자체는 올해를 끝으로 이제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예정이지만, 한국시리즈의 중립지역 경기의 공간이기도 한데요.

잠실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가 아직 최대 3번이나 남아 있는 2015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잠실구장의 매진은 보기 힘들었고, 이런 현상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 만약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가 4차전에서 끝난다면, 지난밤 잠실경기가 마지막이 됩니다.
실제로 올 포스트시즌에서 펼쳐진 잠실경기는 모두 4경기, -당연히 모두 두산의 홈경기였습니다.- 그 가운데 단 한 경기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고, 예매에서 매진을 기록했던 경기들조차 환불표가 생겼고 현장판매엔 실패했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목동에서도 매진이 없었기 때문에 만원관중과 함께한 기록은 창원 마산구장의 두 경기가 전부였는데요. 다가오는 한국시리즈에서도 NC가 진출할 경우 마산구장은 매진이 예상됩니다만, 과연 잠실구장에선 매진이 이뤄질지 걱정이 앞섭니다. 특히 중립지역 경기로 펼쳐지면 그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듯합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살펴볼까요? 중립지역 경기를 치러졌던 2014 한국시리즈 5차전과 6차전. 잠실구장에는 2만 명이 넘는 야구팬들이 찾았지만 두 경기 모두 매진에는 실패했습니다. 앞서 펼쳐졌던 플레이오프에서도 10월의 마지막 밤 펼쳐진 4차전에선 만원관중을 볼 수 없었죠.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한 잠실구장,-지난해 10월 30일 플레이오프 3차전이 마지막 매진이었습니다.- 사실 포스트시즌에서 잠실의 매진실패는 그리 익숙한 풍경이라 할 수 없는데요.

▲ 2013년의 경우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모든 잠실경기에서 매진사례를 기록했습니다.
두산의 선전이 이어졌던 2013년의 포스트시즌은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제외하곤 잠실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했죠. 잠실라이벌 LG와 두산의 경기였던 플레이오프와 잠실에서 3경기를 치렀던 삼성과의 한국시리즈가 모두 25,500명과 함께했습니다.

한 해 전인 2012년의 경우는 더 대단합니다. 포스트시즌에는 LG보다 더 익숙했던 두산과 포스트시즌에 열광했던 롯데의 잠실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 ​SK와 삼성의 중립지역 경기에 불과(?)했던 한국시리즈 5·6차전까지 모두 매진을 기록했던 3년 전의 추억. 올 시즌 매진을 보기 힘든 잠실의 현실은 뭔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야구의 오늘은 보여주고 있는데요.

과연, 올 가을야구는 잠실에서 몇 경기를 더 치르고, 또 그 가운데 매진은 나올 수 있을까요? ​가을야구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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