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디지털방송 전환을 추진 중이다. 북한은 2015년 1월부터 HD방송을 개시하고, 2월에는 SD급 방송 송출을 중단하고 풀HD 방송을 단독으로 송출했다. 그러나 “실제 콘텐츠는 SD급에 머물러 있어 고화질·고음질의 특징인 HD방송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변대 리봉우 교수는 13일 ‘남북 방송통신 국제 컨퍼런스’(방송통신위원회 주최)에서 ‘북한방송 디지털 전환계획과 UHD 지원’을 발표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리봉우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4개 방송채널이 있다. 조선중앙TV를 내보내는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국’은 1963년 평양텔레비전방송국으로 개국해 현재 주당 47시간30분 동안 뉴스 영화 음악 스포츠 어린이 교양프로그램 등을 내보내고 있다. ‘만수대TV’는 1983년 12월1일 시작됐고 주로 주말과 명절에 스포츠와 예술공연, 영화를 송출하고 있다. 한국의 EBS격인 ‘룡남산TV’는 2012년 9월부터 월수금에 월수금에 외국어 교육과 경제학/철학/기타 대학 프로그램, 외국어 회화와 자막 드라마를 내보낸다. 2015년 8월15일 ‘조국해방’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스포츠TV’는 주말방송이다.

방송의 목적이 선전에 맞춰져 있고 출판보도물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강하기 때문에 지상파플랫폼 또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은 ‘혁명투쟁’에서 총대와 함께 붓대(언론)를 중요한 위치에 두고 주체사상을 선전한다는 이른바 붓대중시사상에 따라 방송을 활용하고 있다. 리봉우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800MHz 대역에서 한 채널당 8MHz 대역을 활용해 지상파TV를 송출하고 있다. 평양에서 3개, 지역에서 1개 채널을 내보낸다. 한국이 470~698MHz 대역에서 채널당 6MHz로 38개 채널을 내보내는 것과 비교된다.

북한은 디지털전환 중이다. 북한은 2011년 2월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디지털전환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2년 3월에는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1월19일 HD방송을 개시했고, 2월8일 조선중앙TV를 풀HD로 단독 송출했다. 리봉우 교수는 북한이 중국 독자방식(DVTB)이나 유럽방식(DVB-T)로 디지털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미국방식(ATSC)를 적용해 2012년 말 디지털전환을 끝냈고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했다.

리봉우 교수는 북한의 방송환경 개선에 영향을 주는 국가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인용, 북한이 중국산 TV수신기를 수입하는 데 2011년 31억원, 2012년 86억원, 2014년 1~4월 동안 180억9천만원을 썼다고 전했다. 리봉우 교수는 2012년 9월 중국 CCTV가 조선중앙방송 TV 뉴스 시스템 개선을 위해 500만위안(한국돈 9억원 수준)을 기부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북한의 TV 보급현황과 미디어 이용 현황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리봉우 교수는 “외국에서 저가TV를 튜닝하거나 다양한 현대화TV가 제조되고 있고, 북한산 태블릿PC로도 TV를 수신할 수 있다”면서도 “평양 이외에는 보급이 낮고 전력난으로 시청이 제약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장규수 대경대 교수는 탈북주민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북한 농천지역의 TV 보급률이 100%에 가깝고 평양은 105%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 가정의 50~70%가 중국산 미디어플레이어인 Notel 같은 비디오 플레이어를 갖고 있고 한국과 외국의 영화와 방송프래그램을 시청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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