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 있어 가장 자주 듣는 중계멘트 가운데 하나일 듯합니다. 각종 기사부터 다양한 예측들의 모든 근거, 바로 과거의 기록에 의지하여 모든 걸 바라보는데요.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이것만큼 재미있는 관전포인트도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예측은 해설자들에게, 또 각종 방송과 미디어의 접근에 있어 주요합니다. 특히 야구처럼 다양한 데이터가 주어지는 콘텐츠는 더 그런데요.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83%!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두산은 연승을 올립니다.
예측이라는 요소를 최대한 활용, 보는 재미를 더하며 시리즈 매 경기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무리 현실적으로 기운 상황이라 해도 ‘오늘 경기는 사실상 의미 없습니다만...’과 같은 멘트로 중계를 할 순 없겠죠.
많이 언급되지 않는 확률을 한번 찾아볼까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스윕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사례, 3전 2선승제인 준플레이오프의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시리즈나 플레이오프에서 더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선 역대 7번이 시리즈 3연승으로 끝났고, 4승이 필요한 한국시리즈도 6번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이 있었던 건, 2008년 삼성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3차전의 승부가 두산 쪽으로 기운다면 각종 미디어의 접근은 아마 이 기록에 집중하지 않을까요? 시리즈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포스트시즌의 경기가 늘어날수록 팬과 미디어, KBO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희소성으로 경기의 가치를 더하는 접근이 가능한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이 3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칠까요? 두산에겐 안정적인 시리즈 운영으로 긴 가을야구를 구상해야 할 시점이라면, 넥센에게는 말 그대로 벼랑 끝에서 펼쳐지는, 모든 것을 다 쏟아 넣어야 할 단판승부가 다가옵니다.
와일드카드부터 매 경기 한점 차의 짜릿한 승부, 연장 승부도 심심치 않은 이번 포스트시즌! 경기에 앞선 여러 확률과 그 경기를 잡은 입장과, 놓친 입장이 처할 각각의 확률은 아마도 가을 내내 이어지겠죠?
예측이란 도구는 경기에서 그 결과가 맞든 틀리든 흥미롭습니다. 팀 전력이나 상대성을 놓고 하는 분석보다, 경기 자체의 승자가 가진 가치를 논하는 예측의 편안함까지, 단기전에서 경기의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좋은 도구인 그날의 승리와 시리즈의 성패에 대한 상관관계! 이 쫄깃한 예측과 그를 통해 보는 한 경기의 짜릿함과 시리즈의 스토리는 분명 포스트시즌 특유의 맛인 듯합니다.
일부에서는 한 시즌의 긴 승부들에 비해 이 단기전에 너무 집중하는 지금의 분위기가 다소 아쉽다고도 합니다만, 이런 요소가 짧게 보는 재미가 포스트시즌의 맛이 아닐지요? 모두가 야구팬은 아니지만 또 야구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이 가을, 시즌을 스포츠 채널에서 한다면 포스트시즌은 지상파에서 중계하는 것도 비슷한 접근이라 여겨집니다.
덧) 아마도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올 시즌 마지막 스포츠 전문채널들의 중계가 될 터, 제작은 MBC스포츠+가 예정된 듯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