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 있어 가장 자주 듣는 중계멘트 가운데 하나일 듯합니다. 각종 기사부터 다양한 예측들의 모든 근거, 바로 과거의 기록에 의지하여 모든 걸 바라보는데요.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이것만큼 재미있는 관전포인트도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예측은 해설자들에게, 또 각종 방송과 미디어의 접근에 있어 주요합니다. 특히 야구처럼 다양한 데이터가 주어지는 콘텐츠는 더 그런데요.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83%!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두산은 연승을 올립니다.

▲ 2차전까지 잡으며 플레이오프에 한발 더 다가선 두산, 그러나 매우 예민했던 2차전 경기!
하지만, 통계는 참 재미있습니다. 지난 2008년 5전 3선승제로 바뀐 준플레이오프, -물론 2005년도 한때 도입했습니다만.- 그 이후로 1차전 승리팀의 진출 확률은 83%였지만,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60%입니다. 여기저기서 리버스 스윕의 사례들을 찾으며 넥센에게도 애써(?) 희망을 부여하는 분위기인데요. 아마 13일 3차전 중계에서도 중계진의 멘트와 자료화면으로 2010년 롯데와 2013년 두산의 리버스 스윕을 꽤나 언급할 것입니다.

예측이라는 요소를 최대한 활용, 보는 재미를 더하며 시리즈 매 경기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무리 현실적으로 기운 상황이라 해도 ‘오늘 경기는 사실상 의미 없습니다만...’과 같은 멘트로 중계를 할 순 없겠죠.

많이 언급되지 않는 확률을 한번 찾아볼까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스윕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사례, 3전 2선승제인 준플레이오프의 경우를 제외하면 한국시리즈나 플레이오프에서 더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선 역대 7번이 시리즈 3연승으로 끝났고, 4승이 필요한 한국시리즈도 6번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이 있었던 건, 2008년 삼성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 12년 포스트시즌 진출팀인 4위 삼성은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온 3위 롯데를 가볍게 잡았습니다.
3차전의 승부가 두산 쪽으로 기운다면 각종 미디어의 접근은 아마 이 기록에 집중하지 않을까요? 시리즈가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포스트시즌의 경기가 늘어날수록 팬과 미디어, KBO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희소성으로 경기의 가치를 더하는 접근이 가능한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이 3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칠까요? 두산에겐 안정적인 시리즈 운영으로 긴 가을야구를 구상해야 할 시점이라면, 넥센에게는 말 그대로 벼랑 끝에서 펼쳐지는, 모든 것을 다 쏟아 넣어야 할 단판승부가 다가옵니다.

와일드카드부터 매 경기 한점 차의 짜릿한 승부, 연장 승부도 심심치 않은 이번 포스트시즌! 경기에 앞선 여러 확률과 그 경기를 잡은 입장과, 놓친 입장이 처할 각각의 확률은 아마도 가을 내내 이어지겠죠?

예측이란 도구는 경기에서 그 결과가 맞든 틀리든 흥미롭습니다. 팀 전력이나 상대성을 놓고 하는 분석보다, 경기 자체의 승자가 가진 가치를 논하는 예측의 편안함까지, 단기전에서 경기의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좋은 도구인 그날의 승리와 시리즈의 성패에 대한 상관관계! 이 쫄깃한 예측과 그를 통해 보는 한 경기의 짜릿함과 시리즈의 스토리는 분명 포스트시즌 특유의 맛인 듯합니다.

일부에서는 한 시즌의 긴 승부들에 비해 이 단기전에 너무 집중하는 지금의 분위기가 다소 아쉽다고도 합니다만, 이런 요소가 짧게 보는 재미가 포스트시즌의 맛이 아닐지요? 모두가 야구팬은 아니지만 또 야구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이 가을, 시즌을 스포츠 채널에서 한다면 포스트시즌은 지상파에서 중계하는 것도 비슷한 접근이라 여겨집니다.

덧) 아마도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올 시즌 마지막 스포츠 전문채널들의 중계가 될 터, 제작은 MBC스포츠+가 예정된 듯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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