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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한국 최대 사모펀드의 기업사냥[오늘보다] 판돈 불린 사모펀드, 홈플러스 ‘접수’ 나서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0.11 01:34

MBK의 성공 신화

‘먹튀자본’으로 유명한 론스타, 맥쿼리는 사모펀드다. 이들에 비견되는 한국계 사모펀드 운용사가 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인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 한국 이름 김병주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MBK파트너스다. 김병주는 MBK파트너스를 설립하기 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 아시아를 거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에서 일했다. 그는 칼라일 한국대표를 맡을 당시 한미은행을 사들여 3년 반 만에 1조 1500억 원에 되팔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설립된 MBK파트너스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큰손’이 됐다. HK저축은행, 한미캐피탈, 씨앤앰, 웅진코웨이, ING생명 인수·합병 건에 관여해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홍콩의 케이블업체를 되팔아 9000억 원의 차익을 냈다. 김병주가 ‘아시아 최고의 황금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대형마트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7조5000억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인수합병 사상 최고 금액이다.

MBK파트너스가 운용 중인 3개의 펀드는 모두 1조 원 이상 규모로 알려졌다. 면면도 화려하다. 중국 최대의 물처리 업체 GSEI와 제약회사 루예제약, 일본의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 그리고 코웨이와 네파까지 MBK파트너스는 동아시아 지역 유수의 기업을 인수했고, 지금까지 되판 것만 해도 수익률 200~400퍼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MBK가 재계서열 11위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애국’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는 ‘애국 사모펀드’를 자부해왔다. 김병주는 언론 인터뷰에서 종종 “기업을 인수한 뒤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나눠줘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한다”는 게 김병주의 ‘투자 철학’이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가 주겠다는 각종 특혜마저 뿌리치고 서울에 본사를 차렸는데 이유는 “애국심 같은 것”이었다. 그의 바람은 “한국이 진정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MBK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박한다. 기업사냥은 ‘합법’일뿐더러 론스타 같은 외국계 펀드보다 토종 펀드가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한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이 된 곳의 공통점은 가격이 오르거나, 갑자기 매장이 늘어나거나, 살인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데에 있다. 익명의 고액투자자를 불러 모아 ‘고수익’을 보장하는 게 사모펀드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이름을 내밀지 못하는 게 펀드 시장의 생리인 까닭에 이들의 수익성 강화 전략은 언제나 공격적이다.

씨앤앰 사태로 드러난 거짓말

김병주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수합병의 조건은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다. 그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게 바로 지난해 ‘씨앤앰 사태’다. 씨앤앰은 서울 지역 최대이자 케이블 업계 3위 사업자다. 7월 기준 가입자는 237만 7047명이다. 유료방송가입가구가 2500만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열 집 중 한 곳은 씨앤앰 가입자인 셈이다. 씨앤앰의 최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2007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합작해 만들었다. 씨앤앰은 주간 단위 영업실적을 주주에 보고하고, 셋톱박스 교체에까지 주주가 관여할 정도로 ‘주주가 장악한 회사’다.

사모펀드의 본질은 씨앤앰이 포함된 MBK펀드 1호가 2016년 만료를 앞두면서 드러났다. 2014년 회사의 가장 밑단인 설치·AS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됐다. 그러나 씨앤앰 최대투자자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오히려 싸움을 유도했다. IPTV 등장으로 케이블업체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사모펀드에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여러 지역을 쪼개 경쟁 케이블과 IPTV사에 매각하는 것이다(실제 최근 SK는 씨앤앰 일부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다).

본전이라도 찾아야 할 사모펀드는 상대가 장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리스크와 비용을 줄여줘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전망이 어두운 기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노동조합이고 가장 줄이기 쉬운 비용은 ‘인건비’다. 씨앤앰 사태 당시 업계에 ‘노조가 없어지면 매각대금이 2000억 원 더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요즘 들어 MBK가 다시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김병주는 노동자를 쥐어짜 만들어낸 ‘판돈’으로 더 많은 노동자를 ‘접수’하려 하고 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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