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표현이라 하긴 힘들겠습니다만, 오늘밤의 K리그 챌린지 상위권 팀들은 말 그대로 승자가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는 밤입니다. 더 냉혹하게 따진다면 경쟁상대들의 패배와 나의 승리가 교차할 때, ‘독식’도 가능할 수 있다는 거죠.

승점 52점으로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주 상무와 대구FC. 또 4점 뒤진 승점 48점의 3위 서울 이랜드(득실 +11), 4위 수원FC(득실 +3), 그 뒤에 승점 44점의 5위 부천까지. 3위 서울부터 4위 수원, 5위 부천은 모두 하위권에 위치한 안산, 충주, 경남을 상대합니다. 공교롭게도 3위는 9위, 4위는 10위, 5위는 11위로 나란히 맞붙는 조합을 보이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상위권 팀들의 승리가 손쉽게 점쳐지는 밤, 3·4위 팀들은 승점 50점 돌파가 눈에 보입니다. 상주와 대구 가운데 지는 팀이 나오거나, 두 팀이 무승부를 거둔다면 승점 2점차까지 추격이 가능한 상황, 그렇기에 1·2위의 맞대결인 대구와 상주의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승리와 패배의 격차가 엄청나죠.

올 시즌 저마다 주요한 길목에서 만났던 두 팀의 대결. 첫 번째 상주 원정은 대구의 승리였습니다만, 대구에서 펼쳐졌던 두 번째 맞대결은 앞서던 대구가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세 번째 경기는 상주가 잡았는데요. 이 승리로 상주는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통산 전적 첫 승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매번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 두 팀. 올 시즌 오늘까지 네 번의 맞대결을 모두 1·2위로 만났죠. 첫 번째 경기는 대구가 1위, 나머지 경기는 상주가 1위였습니다만, 갈수록 승점차가 좁혀져 마침내 동일 승점 매치입니다.

▲ 사실상의 ​1위 결정전이자,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이 될 오늘밤 대구경기.
2012년 7월에 펼쳐졌던 단 한 경기를 제외하면 어느 경기든 멀티골을 기록한 팀이 나왔던 매치. 그러나 3실점을 하는 팀도 없이 2득점으로 승리와 무승부를 기록했던 두 팀의 맞대결은 매우 중요합니다. 승리팀에게는 승점 55점으로 단독 1위 등극과 함께, 상위권과도 한 라운드 이상 차이가 나는 승점 4점차를 확보합니다. 남은 경기가 8경기로 줄어드는 시점에서 오늘 맞대결의 1위는 타팀의 성적과 무관하게 자력 1위가 가능해집니다.

지난해 챌린지 성적표만을 놓고 보면 물론 4강권에만 들면 희망은 있습니다. 올 시즌의 클래식 성적표를 보면, 자동승격팀 1위 대전보다 4위로 시작한 광주가 오히려 성적이 나은 편입니다. 당시 광주는 챌린지의 상위팀은 물론, 클래식에서 11위였던 경남까지 파죽지세로 꺾으며 승격에 이르렀는데요.

군경팀으로 승강을 반복했던 지난해 클래식 최하위 상주나, 시민구단 경남을 상대했던 2014 승강 플레이오프에 비해, 올 시즌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현재까지 상황을 놓고 볼 때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클래식 순위표를 보면 승강 플레이오프에 해당하는 11위는 부산, 그밖에 지난해 승격팀 광주와 울산 등이 근처에 있는데요. 모두 지난 시즌의 승강 플레이오프에 비해 쉽지 않아 보입니다.-후반기에 스플릿 라운드로 펼쳐질 1부리그의 상황은 물론 변동이 있겠습니다만.-자동승격이라는 위치가 주는 유리함이 분명 올 시즌만큼은 크고 매력적으로 자리한다는 거죠.

▲ 그렇기에, 오늘 대구스타디움의 1·2위 맞대결은 분명 관심가는 대목이죠.
승자에게는 1위 질주의 기회가, 패자에게는 4강권 내에 팀들끼리 치열한 순위 싸움이라는 레이스가 기다리는 매치업. 3·4위팀인 서울과 수원으로서는 상위권 대혼전의 시작이자 모두가 1위를 꿈꿀 수 있는 무승부를 원할 듯한 상황. 과연 K리그 챌린지의 하반기 마지막 순위 싸움의 첫 시작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요?

수요일 밤 축구를 치른 뒤, 추석 연휴를 끼고 다음 주말까지 다소 긴 휴식에 접어들 리그 일정을 볼 때, K리그 챌린지 35라운드는 말 그대로 저마다 혈전이 예고됩니다.

특히 상위권 대격돌인 대구는 말 그대로 처절할 터, 오늘 대구경기의 생생한 상황은 분명 놓치기 힘든, 숨겨진 축구의 재미가 가득할 듯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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