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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과 삼성의 만남, 수천억 리베이트로 가입자 쥐락펴락법 시행 9개월간 삼성·LG 리베이트 8018억… “단말기 가격 인하, 분리공시제 도입 필요”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9.14 10:46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단말기유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9개월 동안 총 8018억원의 리베이트를 대리점과 이동통신사에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제조사가 대리점에 직접 투입한 리베이트는 총 3119억원이다(삼성전자 2458억원, LG전자 660억원). 수천억 규모의 리베이트는 이른바 ‘전략폰’ 출시 때만 유독 크게 줄었는데, 이는 판매전략으로도 볼 수 있지만 제조사에 단말기 가격 인하 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의 반대로 무산된 ‘단말기유통법 내 분리공시제’ 도입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사진=미디어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공개한 ‘국내 단말기 제조사 리베이트 집행현황’ 자료를 보면, 삼성과 LG는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부터 올해 6월까지 8018억2863만7825원을 이동통신사와 대리점에 지급했다. 리베이트는 단말기 제조사가 이동통신사와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으로 이용자가 부담하는 통신요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돈이다. 두 회사는 SK텔레콤에 3006억7840만6190원을 지급했고, LG유플러스에는 1891억8646만3150원을 투입했다. 최민희 의원실은 “KT에 주는 리베이트는 제조사가 직접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이 돈을 포함하면 제조사가 대리점에 직접 지급한 리베이트는 총 3119억6376만8485원이다.

최민희 의원실이 공개한 월별 사용내역을 보면, 제조사들은 전략폰을 비싸게 팔기 위한 전략을 썼다. 리베이트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 갤럭시6S·엣지, LG전자의 G4가 출시된 올해 4월에 183억원의 리베이트 금액을 투입했는데 이는 3월 320억원, 2월 244억, 1월 475억원에 비해 적은 규모다. LG전자의 경우도 4월 1월부터 3월까지 각각 80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투입하다가 4월에는 이를 47억원으로 줄였다. “전략단말기 출시 전 많은 리베이트를 뿌려 기존 단말기를 최대한 판 다음 전략단말기 출시 후에는 절반가까이 리베이트를 낮추는 방식의 마케팅을 해온 것”이다.

   
▲ 최민희 의원실이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리베이트 자료.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수천억 규모의 리베이트를 투입한 것은 결국 삼성과 LG가 통신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민희 의원실은 “가계통신비 절감의 근본적 대책 중 하나가 바로 휴대폰 단말기 가격의 인하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이 판매자들에게 주는 리베이트를 줄이고 단말기 인하에 직접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리베이트를 단말기 가격의 거품을 빼는 데 사용한다면 단말기 가격인하 효과는 바로 나타날 수 있고 리베이트를 받은 대리점들이 무리하게 페이백 등 불법행위를 하면서 새로 출시되는 전략단말기를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기존 고가 단말기를 밀어내는 폐해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유통법 내 분리공시제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애초 이 법은 보조금과 판매장려금을 투명화해 이용자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로 고안됐으나, 삼성은 리베이트 등이 영업비밀이라며 분리공시제를 반대했다. 정부와 국회의 단말기유통법 설계 논의 당시, 윤종록 당시 미래부 2차관은 “제가 볼 때는 S사(삼성전자)도 그동안에 단말기를 보급을 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사실 우리 국민들이 앞에 방패막이가 됐고 또 실험실의 마루타가 됐다”고 지적했으나, 단말기유통법은 결국 삼성의 이해관계에 맞춰 수정됐다.

최민희 의원실은 “분리공시가 되면 소비자들은 제조사와 통신사 간에 누가 어느 정도의 지원금을 주는지 또, 누구에게 얼마가 전달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어 단말기 인하 압박이 가능했었다”며 “그러나 단통법 제정 당시 의무화 하려던 분리공시가 제조사의 반대로 무산됐고, 그 배경에는 제조사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의심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삼성 등 제조사들이 유통망에 판매 촉진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펑펑 쓰는 동안 소비자들은 고가 단말기 구입을 강요당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위해서라도 지원금 분리공시제 도입과 제조사 리베이트 사용 내역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회의록시스템에 등록된 제19대국회 제321회 제3차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록을 미디어스가 편집. 누르면 크게 볼 수 있다. 이곳을 누르면 회의록 전문을 내려받을 수 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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