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구장에서의 2연전, 1위 삼성과 2위 NC의 맞대결은 9월의 시작, 최대 빅매치 중 하나입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는 수사가 함께했고, 관심만큼 평소보다 많은 미디어들이 창원 마산구장을 찾았죠.

오늘밤까지 펼쳐지는 2연전. 어제 첫 시작은 1위팀 삼성이 연장승부 끝에 승리를 챙겼습니다. 한 점 차 박빙의 승부는 경기 막판 역전과 동점이 이어졌고, 집중력 있는 타자들의 홈런포에 서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는데요. 7-6이라는 스코어와 4시간을 넘긴 접전! 분명 치열했던 승부였고 흥미진진한 경기였습니다만, 과연 어제 경기를 명승부라 할 수 있을까요? 어제 경기의 아쉬움‘을 세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많아서 아쉬운 잔루, 결정적이어서 아까운 잔루!

1,2위팀의 대결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그 경기력에선 너무 높은 집중력으로 별다른 상황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포스트시즌에서 보면 점수나 상황 자체가 별로 없는 경기들이 그런 좋은 예라 할 터.- 하지만 어제 경기는 너무 많은 상황들과 그 상황들이 별다른 결말 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집중력이 분명했던 경기막판은 나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의 기운이 타자들에게선 느껴졌습니다만, 경기 초반의 모습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잔루와 아쉬운 잔루가 기억에 남는데요.

중반까지의 기록을 보면 뒤지고 있던 삼성에게는 7번의 잔루, 앞선 NC는 3루 주자를 두 번이나 불러들이지 못합니다. 고도의 수비집중력과 투수의 역투라는 생각보다는 찬스에서 결말을 내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던 장면. 잔루라는 건 야구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분명 비효율적인 흐름으로 경기 중반까지 지루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중요한 승부의 부담과 이에 따른 큰 긴장감의 결과라 여겨집니다만.

마무리 투수들의 붕괴, 승부의 질을 의심케 하다

두 팀이 서로 동점과 역전을 허용하며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간 건 타자들의 집중력의 힘이기도 합니다. 반면, 모두 경기를 끝내기 위해 등판했던 마무리 투수들의 처참했던 붕괴의 결과라 볼 수도 있는데요.

최정상의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1,2위 팀. 28세이브의 NC 임창민이 먼저 나와 불론과 함께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임창민을 ‘패전투수’로 몰고 갈 만큼, -그 패배는 어지간한 1패보다 큰 패배일 터.- 강력했던 상황. 한 점 차 앞서던 삼성은 이승엽 선수의 홈런으로 3점차 리드를 만들었고, 여유 있는 세이브 상황 속 9회말 임창용을 올립니다.

리그 25세이브로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던 그에게 비교적 손쉬웠던 세이브 상황, 하지만 의외의 3점 홈런을 맞습니다. 블론세이브는 물론 자칫하면 1패 이상의 충격파가 있을 경기 패배의 문턱에서 타자들의 힘으로 멋쩍은 ‘승리투수’가 됩니다.

두 마무리 모두 블론세이브, 승리투수가 된 임창용이 그나마 다행일까요?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긴 했던 두 마무리 투수입니다.

고참들의 홈런포, 경기를 살리다!

여러 아쉬움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제 승부를 빛냈던 건 바로 두 팀의 고참급 타자들의 맹활약 아닐까요? 초반 승기를 잡았던 손시헌의 투런홈런과 경기막판 승부를 결정지을 뻔 했던 국민타자 이승엽의 역시나 투런홈런! 9회 승부에서 새롭게 연장 승부까지 이어간 NC 이종욱의 석점 홈런까지, 이들의 활약엔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4안타와 함께 경기승부를 결정짓는 질주를 보인 박해민이나 멀티히트의 박민우도 양 팀의 미래로 자리합니다만, 어제 경기만큼은 타자들에 있어 아직은 익숙한 그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한 경기였습니다.

자, 오늘은 두 팀의 에이스가 격돌하는 경기가 예고되어 있는데요. 오늘 경기 이후, 두 팀의 맞대결은 단 한 차례만 남아있는 상황, 오늘밤의 승부는 분명 어제만큼 중요합니다. 완벽한 승리를 어느 한 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시즌 막판 방점이 1-2위 싸움과 2-3위 싸움 중 어디로 찍힐지 궁금해집니다.

다시 주목받는 마산구장, 오후 6시부터 예고된 비가 살짝 걱정도 되는 1,2위의 대격돌, 2번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다가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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