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미디어부에서 스브스뉴스를 만들던 한 작가가 기자의 ‘강압적 언행’을 버티기 힘들어 퇴사를 결심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작가는 22일 스브스뉴스 페이스북에 뉴미디어부 하대석 기자가 자신에게 한 문제적 발언과 함께 자신이 퇴사를 결심하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에 하대석 기자는 “작가가 받아들인 대화는 제가 하고 싶었던 대화의 취지와는 많이 달랐다”며 사과했다.

▲ A작가가 22일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한 하대석 기자 관련 내용

자신을 5년차 프리랜서 작가이며 지난 7월1일 스브스뉴스에 입사했다고 밝힌 영상구성작가 A씨는 22일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저를 잊으실 건가요? 스브스뉴스 영상구성작가입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게재했다. A작가는 스브스뉴스팀의 부팀장 격인 하대석 기자가 자신에게 “존댓말 해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보도국에서 누가 당신 같은 사람을 상대해줘?” “스브스뉴스와 내가 아니라면 당신은 온갖 무시를 당할 텐데” “하고 싶은 대로 영상뉴스 만들었으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왜 불평불만을 갖지? 내 말 뜻을 알겠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에 다녀라” 같은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작가는 자신은 하대석 기자에게 “나를 대할 때 조금만 부드럽게 해 달라”라고 부탁했으나 하 기자는 “존댓말 해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내가 당신보다 열 살 가까이 많은데 인턴들 없었으면 당장 말 놓았지. 당신은 사회 생활을 너무 못해.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작가는 “하대석 기자의 강압적인 언행을 버티기가 저는 힘들었습니다”라며 퇴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퇴사 과정에 팀작 격인 기자에게 이 같은 사정을 전했으나, 해당 팀장은 하대석 기자에 관해서는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A작가는 “어디에서도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 저의 목소리는 무수한 외침 가운데 허탈할 만큼 빠르게 잊혀질 겁니다”라며 “하대석 기자의 언행이 저의 오해이길 바랬지만, 하대석 기자는 ‘내가 그만둘 수는 없잖아’라고 일관했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제가 바란 것은 한 사람의 사과였습니다. ‘미안하다’가 자존심 상할 만큼 힘든 말이었나요? ‘진심이 아니었다’라는 한마디를 기다렸습니다. 스브스뉴스와 이별한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이대로 저를 잊을 건가요?”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밤 하대석 기자는 공식 계정을 통해 A작가와 독자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하 기자는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저의 불찰로 스브스뉴스에 대한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해당 글에는 하 기자의 발언이 갑질이고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많다.

하대석 기자는 A작가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 기자에 따르면, 스브스뉴스는 동영상을 더 많이 제작하자는 생각에 A작가와 일하기 시작했다. 하 기자는 “A작가가 보여 준 스브스뉴스에 대한 기대와 열정은 누구 못지않게 크고 높았습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동영상 편집을 추가로 기획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빚어졌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A작가가 생각하고 있던 작품의 정체성과 스브스뉴스의 정체성이 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그런 대화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서로 불편한 마음이 쌓인 것 같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대석 기자는 “A작가가 말씀하신 그 대화는 그런 불편함이 쌓여가던 중에 있었습니다”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업무 자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A작가와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금 상황이 본인이 기대했던 상황과 다른 것에 대해서 답답해하는 부분이 컸기 때문에 기대를 좀 낮춰서 같이 더 가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스브스뉴스팀과 같은 자유로운 근무 환경도 많지 않기 때문에 그 공간 안에서 조금 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같이 찾아보자는 취지의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또 그런 취지에서 말을 했다고도 생각을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대석 기자는 “하지만, A작가가 받아들인 대화는 제가 하고 싶었던 대화의 취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작가님이라고 부르면서 존댓말을 하는 것, 보도국의 다른 영역보다 자유분방한 근무 여건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 했는데 그것이 저한테 감사하라는 말로 전달됐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대화의 내용도 다르고 취지도 다르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A작가가 대화 과정에서 그렇게 큰 상처를 받았고, 그럼에도 그 상처를 제가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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