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이달의 보도사진상 제너럴 뉴스 부문 수상작으로 뉴시스 추상훈 기자의 ‘총리님 때문에’를 선정했다. 수상작은 지난 7월20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서울 구로구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날, 복지관 측이 ‘총리가 이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한 모습을 담았다. 사진 속에는 복지관 직원이 황교안 총리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잡아놓은 모습과 노인들이 계단을 통해 복지관 건물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동시에 담겨 있다.

수상작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과잉의전 탓에 애먼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다. 추상철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높은 사람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키는 것을 관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관행조차 바뀌지 않으면 ‘계급사회’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취재 당시) 들었다”며 “복지관 어르신들도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이것은 가장 원초적인 문제로, 바뀌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취재했다”고 말했다.

▲ 한국일보 2015년 7월21일자 28면 사회면에 실린 뉴시스 사진기사

그런데 의아한 대목은 뉴시스가 이 사진기사를 취재 당일인 7월20일 정오께 판매처에는 보냈으나 정작 자사 홈페이지에는 싣지 않았다는 점이다. 뉴시스는 이달의 보도사진상 수상 소식을 전한 8월18일에야 이 사진기사를 노출했다. (▶바로가기)

뉴시스 김명원 사진영상부장은 19일 미디어스와 첫 통화에서는 “다른 이유는 없다. 모두 송고했지만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것 같다”고 설명했으나, 두 번째 통화에서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오프라인용(제휴사, 구매처에만 전송) 사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디어스 취재 결과, 해당 사진은 당일 뉴시스 서버에 등록됐으나 홈페이지에는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에는 온라인 고유주소가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스는 관련 사진들의 고유번호(NISI20150720_00111893**)와 이 사진이 실린 사진기사의 URL을 대조했는데 유독 문제의 사진만 사진기사로 처리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뉴시스 서버에 등록된 사진 바로가기
http://image.newsis.com/2015/07/20//NISI20150720_0011189304_web.jpg

고유번호 중 **에 01, 02, 04, 05, 06, 07, 12, 31, 32를 입력하면 황교안 국무총리 관련 사진이 나온다. 그런데 유독 04에 해당하는 사진만 기사로 처리되지 않았다. 뉴시스가 기사로 처리하지 않은 04번 사진만이 유일하게 황교안 장관의 과잉 의전을 꼬집는 사진이다.

▲ 서울 충무로 남산스퀘어 1층 로비에 있는 뉴시스 현판. 뉴시스 편집국은 이 건물 12층에 있다. (사진=미디어스)

당시 추상철 기자가 송고한 ‘황교안 장관 복지관 위생상태 점검’ 관련 사진은 9건이다. 이중 8건은 비슷한 시각에 홈페이지에 노출됐다. 비슷한 시각 뉴시스 기자들이 등록한 사진들 또한 사진기사로 노출됐다. 뉴시스가 해당 기사를 노출한 뒤 삭제했거나, 석연찮은 이유로 노출하지 않았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명원 사진영상부장은 ‘노출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 사진을 (8월18일에) 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문제는 뉴시스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으나 담당자들은 기사 누락 여부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유주소 중 **에 황교안 총리 관련 사진이 아닌 나머지 값을 포함한 사진들은 같은 날 비슷한 시각 열린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의 한화그룹 임원조찬특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2015 황강레포츠축제, 배달 이유식에서 발견된 애벌레 관련 사진들이다. 01부터 32까지 사진 중 04번과 20번을 제외한 모든 사진들이 사진기사로 처리됐다. 현재 20번 사진의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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