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에 대한 취재, 가장 더운 날 가본 ‘야구장’ 공사 현장은 뜨거웠습니다.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며, 다가오는 공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새 야구장 시대를 실감케 했는데요.

그저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했던 대구의 새 야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시설 면에서 가장 부끄러웠던 대구시민운동장의 현실은 야구장 신축에 대한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돔구장이 이야기된 시절도 있고 한때는 위치를 놓고도 논란이 많았습니다만, 첫 삽을 뜬 이후로는 직진만이 이어집니다. 멀게 느껴졌던 새 야구장 시대, 다음 시즌 개장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모으는데요.

▲ 야구장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현장 외관, 70%에 육박했습니다.
새 야구장에 대한 기대감은 크고, 지금보다 당연히 좋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위험했던 외야펜스부터 인조잔디가 주는 한계까지, 지금의 시민운동장은 좋은 점을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인데요. 하지만 어쩌면 새 야구장 시대가 경기력에 조금은 손해를 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너무 엉뚱한 걸까요?

지금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인조잔디의 특성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특성상 정말 덥습니다. 특산물로 더위가 떠오르는 대구에서 특히나 더운 공간 중 하나였던 대구 시민운동장. 위치상으로도 다른 야구장과 방향이 다소 다르다는 점에, 그라운드의 열기도 더 뜨겁죠. -그 덕에 석양이 이쁘긴 합니다.-

문제 삼는다는 점이 더 이상하고 다소 황당할 수 있겠습니다만,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가 지금과 달라질 요소 가운데 하나는 바로 더위가 덜할 것이라는 점. 지역적으로 대구 도심보다 온도가 낮은 새 야구장 터, 주변이 자연녹지로 조성되면서 시원함은 상당할 듯합니다. 이 같은 요소는 분명 지금 삼성 라이온즈의 강점이라 할 ‘더위에 강한 사자’에 그리 유리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데요.

▲ 다른 팀들은 대구에 오면 더 힘들어하고, 삼성은 더워야 더 잘하는 특징이 교차하는 여름, 멋진 석양.
올 시즌도 더위의 절정에서 특히 더위가 심한 대구 혹은 포항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삼성, 더위가 주춤해지고 열대야가 사라진 밤에는 기분 탓인지 은근히 내준 경기도, 또 아슬하게 이긴 경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안 더울 때도 못한 건 아닙니다. 가장 추울 때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 가장 강한 팀도 삼성입니다.

근거가 불명확한 징크스(?) 탓에 더위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건 당연히 억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더위에 강했던 사자였기에, 또 지금 가는 야구장이 다소 시원하기에, 사자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지도 궁금해지네요.

일단 팬들은, 그리고 취재진과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시원해질 야구장이 기다려지고 기대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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