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업자들, 특히 지상파 포함 콘텐츠사업자 대다수는 “먹고 살 빵이 없다”고 난리다. 정부는 방송을 한류의 중심이니 창조방송이니 띄우고 있고, 출범 5년차 종합편성채널도 자리를 잡고 있지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rogram Provider)의 속사정은 좋지 않다. 방송광고가 온라인으로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재원 때문에 콘텐츠도 포맷도 재탕, 삼탕으로 굴리는 게 지금 방송시장 현실이다.

그런데 지상파 3사에 이어 업계 4위 사업자로 평가되고 있는 CJ E&M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영화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방송으로 보전하고 있다. CJ의 일부 콘텐츠는 지상파보다 더 많은 광고단가를 받고 있고, 콘텐츠 판매 실적도 나쁘지 않다. CJ는 2030세대나 매니아를 위한 드라마와 시트콤부터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같은 예능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라인업과 장르를 만들어내면서 방송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CJ의 실력을 보여준다. 11일 공시한 실적자료를 보면, CJ의 방송부문 영업이익률은 8.8%나 된다. 매출은 2235억원으로 1분기 1779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2418억원에 비해서는 조금 줄었으나 연말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2분기 매출(2091억원)에 비하면 10% 가까이 늘었다.

단적으로 광고매출은 1234억원으로 1분기(912억원) 대비 3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중 인기프로그램의 프리미엄 광고 패키지 매출은 593억원으로 1분기 504억원에 비해 89억원 늘었다. 수출 등 콘텐츠 판매 실적도 319억원으로 1분기 244억원에 비해 늘었다. 방송 콘텐츠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96억원에 이른다.

CJ E&M은 하반기 <두번째 스무살>, <응답하라1988>, <치즈인더트랩>, <투영>, <신서유기> 등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CJ E&M은 해외합작 콘텐츠를 늘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분기 콘텐츠 수출은 70억원 수준이다. CJ는 지난 7월 홍콩 내 방송사업을 개편하면서 FOX INT와 CHANNELS의 지분 51%를 인수하기도 했다.

온라인 강화 전략도 추진한다. CJ는 현재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카카오TV 등에 PIP(Platform In Platform) 형태로 입점해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트래픽이 열배 이상 늘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CJ계열 17개 채널 중 거실TV 시청점유율 순위와 PIP 트래픽 점유율 순위는 1위 tvN 말고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방송에서 낸 흑자가 영화사업 등 부진한 사업을 메웠다. 2분기 CJ E&M의 영화 매출은 315억원으로 1분기 659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관객수도 1509만명에서 417만명으로 뚝 떨어졌고, 관객점유율도 30%에서 10%로 곤두박질쳤다. 2분기 영화에서 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3%를 기록했다.

음악·공연사업 역시 성장세는 멈췄다. 음악사업 매출은 432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1억원, 공연사업 매출은 10억원에 영업이익은 2억원뿐이다. 다만 CJ는 자체 제작 음반과 음원 비중을 30%까지 늘렸고, 영업이익률은 처음으로 0% 수준을 넘는 5%를 기록했다. CJ는 하반기, 방송과 음악의 시너지를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CJ를 떠받치고 있는 사업은 게임이다. CJ는 <레이븐>, <마블 퓨처파이트>, <모두의 마블> 등으로 2분기 24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1분기 2034억원에 비해 400억원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지난해 2분기(1205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모바일게임 해외 매출도 26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CJ는 내년 상반기까지 30여종의 게임을 국내외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