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에서 김영만이 1위를 거머쥐었다. 그간 백종원의 독주로 긴장감이 사라졌었는데 김영만의 1등으로 인해 좀 더 활기가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마리텔 파일럿부터 지난 MLT-6까지는 모두 백종원의 우승이었다. 마리텔 참가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1위는 포기하게 되었고, 시청률 60%가 넘는 백종원의 벽은 넘사벽으로 여겼다. 제작진 역시 너무나 큰 시청률 차이로 인해 긴급 대책을 내놓았는데 그것은 인간계와 천상계 구분이었다. 백종원에게 골드 멤버십을 주어 천상계로 분류하고, 인간계끼리 또 따로 순위를 매겼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번 주에 무너졌다. 바로 김영만, 종이접기 아저씨 영맨의 등장 덕분이다. 백종원의 아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이은결 때부터였다. 시청률을 조금씩 빼앗기기 시작하더니 이은결이 세계마술대회에 참가하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 들어온 영맨이 치고 올라간 것이다. 추억의 종이접기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댓글에 보면 종이접기를 누가 보냐는 반응들이 있는데, 이들은 아마도 김영만 아저씨를 모르는 10대일 것이다. 지금의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는 유치원, 초등학생 때 김영만 아저씨와의 추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마리텔은 카카오TV 혹은 다음팟을 통해서 시청하게 되는데 인터넷 유저의 대다수가 20~30대 사이에 몰려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김영만 아저씨의 우승을 단순한 종이접기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30대를 저격하라!
백주부의 60% 지분 중 30%를 가져간 영맨, 아직도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는 많다. 평균적으로 20%대에서 각축을 벌여야 대결할 만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20대와 30대를 저격하는 콘텐츠가 1~2개 정도만 더 나와 주어도 마리텔은 이상적인 모습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마리텔에 나오는 출연자들 역시 20대와 30대를 저격할만한 콘텐츠를 가지고 나와야 할 것이다.
영맨의 종이접기는 우선 미혼에게는 추억을 가져다주었을 것이고, 기혼에게는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었다. 요즘 아이들은 종이접기 같은 놀이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완성된 완구에만 더 노출이 많이 되어 있다. 또한 맞벌이가 많아지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얼마 없어서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는 서로 어색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어릴 때 많이 했던 색종이 접기를 통해서 아이들과의 놀이를 만들어갈 수 있다. 백주부가 남성들을 주방으로 끌어들였다면 영맨은 아빠들을 아이들과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굵고 짧게, 얇고 길게
김구라는 주류보다는 비주류 콘텐츠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박학다식한 김구라이기에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장르를 다양하게 넘나든다. 역사, 음악, 커피, 캠핑, 미술 등 어린 연령층보다는 40대 정도가 되는 연령층을 타켓팅한 콘텐츠들이다. 비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김구라이긴 하지만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마리텔에 있어서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이제 마리텔에서 백종원처럼 독주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그리고 주력 타켓층을 공략한 콘텐츠들이 계속 나올 때마다 시청률의 차이는 줄어들게 될 것이고, 그때부터 마리텔은 본격적인 시청률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석 달이 넘도록 갈피를 잡지 못했던 마리텔에 종이접기가 활력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앞으로 이은결이 복귀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구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돌아온 김영만 아저씨가 1등을 해서 더욱 반가운 종이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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