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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언론이 주범이다”‘위기의 경제, 언론도 공범이 될 것인가’ 토론회 열려
나난 | 승인 2008.11.21 00:06

지난 20일 경향신문사에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 주최로 ‘위기의 경제, 언론도 공범이 될 것인가?’라는 세계경제위기와 언론의 역할과 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경제 위기의 원인 분석와 이에 대한 언론보도의 문제점들이 주되게 다뤄졌다.

   
  ▲ 지난 20일 미디어행동에서 주최한 '위기의 경제, 언론도 공범이 될 것인가?' 토론회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부소장은 “미국과 유럽 모두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은 금융시장에 대한 국가의 전면적 개입과 규제의 강화”라며 “국가 개입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지만 방향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 증거로써 이명박 정권은 △파생상품 규제완화 △헤지펀드 규제완화 △금융과 산업분리 원칙 완화 △산업은행의 투자은행화(민영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끊임없는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언론에서는 국제적인 흐름에 거슬러 ‘우리만 거꾸로 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금융시스템이 무엇 때문에 붕괴했는지, 자본시장통합법에 무엇이 보완되고 수정돼야 하는지, 현재의 금융 시스템과 감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 부소장은 “국내 모든 언론, 특히 신문은 국내 경제 문제의 핵심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소극·방관·정부 추종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의 금융·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으로 사회안전망의 강화를 말했다”며 국내의 상황에서도 눈여겨볼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안전망으로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강화, 건강보험제도의 강화, 고용보험의 강화, 노후생활보장 제도의 강화, 공교육 인프라의 재구축 등을 포함시켜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과정에서 국내총생산의 30%에 이르는 공적 자금이 투입됐으나 그에 따른 ‘사회적 권리’는 흔적도 없다”는 것이 조 부소장의 안타까워하는 지점이다. 때문에 조 부소장은 “2008년 시작되는 공적자금의 정치경제학은 이런 배은망덕을 끊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이러한 감시 역할을 깨어있는 언론에서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정섭 <경향신문> 미디어팀 기자는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97년 한번 망했고 ‘미국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으나 올해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렇게 2개의 경제적 신화가 깨졌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만큼 경제 문제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문지면을 보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이에 대해 김정섭 기자는 “언론사 내부적으로 보면 정치사회 부분이 제일 우선순위로 되어 있다”며 “이는 언론사의 수익구조와도 무관하지 않고, 특히 경제 쪽이 다른 부분보다 관계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석만 <참세상> 논설위원은 “경제위기 후폭풍을 누가 맞고 있는지에 대해서 언론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투기, 고삐 풀린 자본주의 금융투기의 활성화, 파생상품의 비약적인 팽창이 금융위기를 증폭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을 경제위기로 둔다면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석만 위원은 이어 “현대자동차에서 공장 라인을 줄였고 라인을 줄이면 비정규직이 먼저 잘리게 된다”며 “133조가 넘는 돈이 공적자금으로 이미 투입됐거나 앞으로 투입될 텐데 그 비용들은 어디에서 조달해야할 것인지, 공기업을 팔아서 충당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언론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며, 경제위기로 인한 피해는 사회적 약자라는 말이다.

마지막 토론은 안영춘 <미디어스> 편집장이 맡아 경제위기에 대한 언론보도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 진단했다. 안영춘 편집장은 “언론에게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라고 못박았다. 이러한 근거로써 그는 “보수언론들은 ‘위기’가 아닌 ‘위기의식’을 상품화하여 판매한다. 이 때문에 신문은 위기 자체를 구조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영춘 편집장은 또 “ 신문들은 ‘언론’이기 전에 ‘기업’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사회심리가 경제를 더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고,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질수록 기업으로서 손해가 자명하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 경제위기에 대한 보도를 늦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정부에서 ‘어려운 시기에 무슨 철도노조 파업이냐’고 말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으로서 경제위기에 대한 보도의 한계에 있어서는 경향신문과 한겨레 역시도 벗어날 수 없는 지점임을 지적하며, 이러한 총제적인 이유로 언론은 경제위기의 ‘주범’이라 주장하며 토론을 마쳤다.

이재영 <레디앙> 기획위원은 “경제위기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잘못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정책이 반영되는 시간이 최소 1~2년 된다고 보면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정환 <미디어오늘> 경제팀장은 “경제위기에 대해 언론은 투자자의 편에 서서 금융기관 탓, 미국 탓만 하는데 그들도 문제이지만 국민들의 투기적 욕망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며 “경제위기 관련 보도가 단편적”이라고 꼬집었다.

사회를 맡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전규찬 소장은 “언론이 공범인가, 주범인가, 방조자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다 다를 것 같다”며 “하지만 정확한 잣대에서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하고, 근본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까지는 관심을 두지 못하더라도 공영방송을 비롯한 진보언론매체에서 제대로 담론화하지 못한다면 그건 방조가 아니라 공범이라고 생각한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미디어행동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5차례의 연속토론회를 연다. 다음 토론회는 ‘방송통신기본법에는 기본이 빠져 있다’는 제목으로 오는 24일 오후2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

나난  uridle19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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