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의 IPTV와 인터넷을 설치·수리하는 업체들이 지난 5월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엔지니어들의 일감을 줄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파업기간 동안 고용한 대체인력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노조 밀어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지부장 경상현)에 따르면 유플러스 센터 일부는 지난달 단체협약 체결을 통해 약속한 생계지원을 미루고 있다. 지부는 “생계지원 대출을 신청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센터에 돈이 없다'는 식으로 합의사항의 이행에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어 지난해부터 사측이 노동조합 말려죽이기로 인해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단체협약 체결 당시 노사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합의한 면책합의금 또한 일부 센터에서는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플러스 하도급업체 노사의 합의안에는 직군별로 150만원~350만원의 면책합의금이 명시돼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반년 넘게 이어진 쟁의행위에 대한 위로금 성격이나, 일부 센터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조합원 일감 뺏기다. 지부에 따르면, 유플러스 개통기사와 AS기사의 경우, 통상임금은 기본급 130만원에 식대 10만원이다. TV와 인터넷전화, IPTV 등 유플러스의 상품을 설치, 수리하면 포인트가 쌓이는데 통상임금의 기준은 100 포인트다. 회사는 포인트에 따라 최대 11만원(180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플러스 협력사들은 지난해 파업 당시 투입한 대체인력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지부는 “한 서비스센터는 노조 결성 전 적정인력이 60명이었는데, 당시보다 전체 업무가 줄어들지 않은 현재 90명의 현장기사가 일을 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전체 업무량이 정해져있는 가운데, 과도한 인력이 일을 나누어 진행하다보니 낮은 기본급만 받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는 “100포인트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통상임금은 지급하기로 했으나, 130~140포인트를 채워야 기존에 받던 월급을 채울 수 있는데 지금은 대체인력 탓에 대부분 조합원이 90~100포인트 정도만 채우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파업대체인력을 파업 이후에도 계속 고용해 조합원 임금이 줄고 있는 센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의 대다수가 통상임금 정도만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부는 “이와 같은 업체들의 합의정신 위반과 임단협 불이행은 원청인 LG유플러스와 LG그룹이 이 모든 것을 눈감아주고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청업체에서 정상적으로 일이 돌아가고, 새로운 상생의 노사관계가 자리잡힐 수 있도록 각 업체를 지도하고,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짜사장은 아직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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