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에서 공용안테나로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SMATV’ 허용을 놓고 정보통신부, KT, 스카이라이프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오지철 회장이 22일 MATV 규칙 개정에 찬성한 전국언론노조와 언론연대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오지철 회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오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솔직히 유감이다.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나 스스로 개혁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언론노조와 언론연대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유감이고 그 내용 또한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와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가 지난 9일 성명을 내어 케이블TV 업계의 반발을 사업이기주의라며 비판하고 MATV 규칙 개정을 통한 ‘매체선택권’ 확대를 촉구한 것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

오 회장은 “정보통신부는 매체선택권이 기본권인 양 호도하고 있다.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는 유료방송이기 때문에 매체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없다. 또한 위성방송에서 SMATV는 필수설비가 아닌 부가설비이기 때문에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차라리 매체접근성, 편리성을 제고해 스카이라이프 가입가구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하는 편이 솔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이날 SMATV 정책 결정과정의 절차적, 법적, 도덕적 결함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정보통신부가 입법예고한 MATV 규칙은 관계기관과의 협의 단계에서 수정될 것이라 본다”면서 “만약 이대로 통과된다면 협회는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정보통신부는 케이블 카드 분리적용 완화 요구 등 케이블 TV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규제완화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이런 일에는 재빠르게 칼을 휘두르고 있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SMATV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그는 또 “유영환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 취임 후 내가 직접 그를 만나서 SMATV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는데 만난 지 일주일만에 전격적으로 규칙개정안이 발표됐다”며 “뒤통수를 내리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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