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퍼지면서 여러 스크린을 통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 늘었다. ‘N스크린’이니 ‘세컨드TV’ 같은 말도 유행했다. OTT(Over The Top)는 여전히 가장 주목 받는 방송 플랫폼 서비스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고 영화까지 독점 개봉했다. 분명 방송시장의 힘은 플랫폼사업자에 쏠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동시에 소유한 이동통신 3사와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최근 업계는 본격적으로 OTT에 주목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상륙을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일정 요금만 내면 독점 드라마와 다양한 영화를 무제한 볼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과 1인 가구 입장에선 충분히 매력적이다. 전체 시청자의 20%가 VOD(주문형 비디오)로 방송을 보고, 이 비율이 앞으로 커질 것을 고려하면 VOD는 갈수록 성장할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2~3년 안에 VOD 시장이 조 단위로 성장하고, 콘텐츠와 플랫폼의 ‘알짜’ 수입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에서 유료방송은 고작 20년뿐이지만 이동통신사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을 시작하면서 유료방송 가입자는 급격하게 늘었고, 지난해 2500만명을 돌파했다. 전통의 케이블 사업자의 경우 이통사처럼 결합상품을 낼 수 없어 밀리고 있는 ‘위기’ 국면이지만, 그나마 CJ헬로비전 같은 MSO는 선방 중이다. CJ 의 경우 인수합병은 물론 UHD셋톱박스, VOD를 대체하는 스마트 셋톱박스, 셋톱 없는 클라우드 방송 등 계속 신기술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높여왔다. 여기에 알뜰폰, 그리고 OTT서비스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상품은 더 다양해질 것이고, OTT는 분명 그 흐름을 선도할 상품이다. CJ헬로비전 티빙은 한국의 대표적 OTT서비스이다. 월 2900원(정기결제 할인)을 내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CJ E&M의 실시간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월 4900원이면 CJ E&M가 만든 콘텐츠 대부분을 다시 볼 수 있다. 컨텐츠 측면에서만 보면, 분명 소구력이 있다. 사람들은 CJ가 내놓은 ‘티빙스틱’을 ‘크롬캐스트’와도 비교했고, 지금도 티빙을 한국형 ‘애플TV’라고 비유하곤 한다.

27일 김진석 대표는 ‘티빙 5주년’ 행사에서 티빙이 지난 5년 간 순방문자(UV) 천만, 가입자 7백만, 다운로드 8백만 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 스크린 티빙(all screen tving). 티빙 에브리웨어(tving everywhere)를 위해 노력했다. PC를 시작으로 태블릿PC, 모바일로 스크린을 확장해 왔다. 티빙은 방송을 ‘Lite TV’로 정의한다. 헤비(heavy) 아닌 핸디(handy), 고정(fixed) 아닌 유연(flexible), 장기계약(contract) 아닌 비-계약((no contract))”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티빙 5주년 행사에서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가 5년 평가와 향후 전망을 설명하는 모습. 기자들은 서너 차례 티빙 실적을 물었지만 김진석 대표는 실적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장기업은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실적을 자세히 공개해야 정상이다. (사진=CJ헬로비전)

CJ헬로비전이 티빙을 시작할 때 넷플릭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 한국형 OTT는 사업 시작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한국에서 방송은 ‘모바일-인터넷-TV’ 결합상품의 부가서비스로 취급된다. 이동통신사와 케이블SO는 모바일IPTV와 VOD 같은 서비스로 가입자를 포획한다. 단돈 7천원 ARPU(가입자당 매출)로 OTT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시장 구조이다. 넷플릭스라 전세계적으로 제 아무리 대단한다고 한들, 한국에서는 ‘구석시장’에 머물 것이라는 냉소적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티빙의 5년 역시 아직은 성과가 미미하다. CJ헬로비전은 상장기업인데도, 김진석 대표는 유료가입자 공개를 꺼렸다. 김진석 대표는 티빙 ‘실적’을 알려달라는 기자들 질문에 “빨리 BP(Beneficial Point, 손익분기점)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VOD ARPU보다 티빙 ARPU가 2배 이상 높아졌다”고만 말했다. CJ의 한 관계자는 “유료가입자는 10% 미만”이라고 전했다. 5년이 지났고 ‘티빙스틱’까지 출시했지만 티빙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공시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티빙 관련 실적은 매출 하나뿐이다. 올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4년 티빙 매출은 184억5263만원인데, CJ헬로비전의 전체 매출 1조2703억7572만7천원의 1.45%밖에 안 된다. 방송사업 매출(4231억9401만6천원)로 좁히더라도 비중은 4.36%로 초라하다. 티빙은 매출 규모도 적을뿐더러 오히려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이쯤되면 오히려 “한국에서 OTT는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게 솔직할 지도 모른다. 티빙의 ‘세컨드TV’ 전략은 실패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CJ헬로비전이다. 그럼에도 의아한 대목은 CJ헬로비전이 실패작 ‘티빙스틱’ 두 번째 버전을 내놓으며 OTT에 여전히 힘을 주고 있단 점이다. 27일 CJ는 티빙 5년을 자축하며 티빙스틱2를 내놨다. “티비(TV)에서 티빙(Tving)하자”며 티빙스틱에 리모컨을 추가했다. 역설적이다. 결국 TV로 돌아가자며 전략이다. 단적으로 드러낸다. 결합판매 중심의 저가 구조가 고착화된 한국적 상황에서 OTT서비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많지 않다. 포털에서 유료방송까지 모든 방송플랫폼이 사실상 OTT서비스를 대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컨드TV로 이익을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CJ헬로비전 역시 티빙의 부진한 이유로 유료방송 업계의 ‘저가경쟁’을 꼽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의 체감은 다르다. 고가의 이동통신요금에 방송까지, 이용자들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돈을 N스크린에 지불하고 있다. 이용자를 약정으로 묶고 위약금 폭탄을 날리는 사업자 탓에 이용자는 코드커팅(cord cutting)을 하지 못한다. 변함 없는 기본요금을 내며 VOD 한편에 1500원을 내고 보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넷플릭스처럼 강력한 콘텐츠가 있는 OTT사업자가 아니라면 결국, 시간의 문제일뿐 지속적으로 OTT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티빙의 진화는 이 지점에 대한 해소에서 시작될 수 밖에 없다.

▲티빙 5주년 미디어데이 행사장 모습. 행사장 바깥에는 여성모델들이 티빙 기능을 시연했다. 이날 CJ헬로비전은 보도자료를 카드형 USB에 담아 배포했고, 참석한 기자들에게 티빙스틱을 선물했다. 대기업들의 행사는 왜 다 이럴까.(사진=CJ헬로비전)

아래는 CJ헬로비전이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

“애플TV 비켜!” CJ헬로비전, 토종 ‘티빙스틱’으로 TV OTT 키운다
부담 없이 원하는 채널만 골라보는 ‘개인 TV 시대’ 선언 … 티빙 5주년 미디어데이 개최

올해로 출시 5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 N스크린 서비스 CJ헬로비전 ‘티빙’이 2.0 시대를 선언했다. 국내 OTT(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개척해온 티빙은 전용 단말기 ‘티빙스틱(tvingstick)’을 통해 향후 TV OTT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시청자 중심의 새로운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티빙스틱은 PC,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방송 서비스 티빙을 보다 큰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TV OTT 지원 서비스다. TV, 모니터 등에 꽂으면 해당 화면에서 140여 개 방송 채널과 및 10만여 편 VOD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언제든 가볍게 가지고 다닐 수 있고(Handy) ▲약정이나 가격 등의 부담 없이(No Contract) ▲원하는 콘텐츠를 입맛대로 유연하게 선택해 볼 수 있는(Flexible) 것이 강점인 ‘Lite(라이트) TV’를 표방한다.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티빙 5주년 미디어데이를 열고 ‘TV OTT 시장에서의 티빙의 도전과 의미’를 설명하고 지난해 8월 출시한 티빙스틱의 리뉴얼 버전을 공개했다.

이날 키노트로 나선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OTT라는 새로운 시장의 등장으로 전세계 TV 시장의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OTT의 진화를 이끌어온 사업자로서 새로운 TV OTT 수요층을 겨냥해 티빙스틱 사업을 확대하고, 한층 편리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TV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TV OTT 시장은 해외에서 더욱 급격히 팽창 중이다. 스트래지애널리틱스(SA) 보고서에 따르면2014년 기준 전세계 TV OTT 누적 판매대수는 1억 7천만대에 달한다. 미국은 연 판매량이 4천만대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아마존 파이어 TV, 올해 실시간 방송까지 포함해 3분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애플TV가 대표적인 시장 플레이어다.

▲CJ헬로비전이 27일 티빙 5주년 미디어데이에서 공개한 티빙스틱과 리모컨 (사진=CJ헬로비전)

‘NEW(뉴) 티빙스틱’은 속도와 음질, 리모컨 등을 통해 시청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우선 클라우드 기반 UI를 도입해 3배 속도 향상을 꾀했다. 이용자 니즈에 따라 화면을 재배치하거나 쉽게 바꿀 수도 있어 개인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또 타임시프트 기능을 제공, 실시간 채널을 6시간 전까지 뒤로 돌려볼 수 있게끔 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골이 들어간 장면이나 홈런 친 장면을 다시 볼 때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부터 프로야구 전 채널에 적용하며 이후 일반 방송 채널 등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음질도 차별화했다. 블루투스 기반의 오디오 디바이스 연결을 지원, 헤드셋이나 사운드바 등을 활용하면 시청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집 안에서도 개인화된 시청을 통해 풍성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고, 집 밖으로 티빙스틱을 가지고 나갈 경우에도 빔프로젝터와 블루투스 스피커만 있으면 어디든 야외 극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전용 리모컨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하드웨어 리모컨을 출시, TV 제품으로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핵심이다. 김진석 대표는 “티빙스틱 초기 마켓 트라이얼을 통해 이용자 상당수가 소파에 몸을 기대고 게으르고 편하게 즐기는 ‘린백(Lean Back)’을 원하고 있다는 시사점을 얻었다”면서 “티빙스틱은 국내 최초의 리모컨 기반의 TV OTT로 편리함과 편안함 양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청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세계 방송 시장을 리드하는 미국선 OTT가 기존 유료방송(PAY TV)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진입장벽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사업자가 뛰어들면 그대로 시장을 내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티빙은 선도 사업자로서 축적된 기술력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방송 리더십을 지키고, 토종 OTT 티빙스틱으로 국내 진출을 앞둔 해외 거대 플레이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해 볼 심산”이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은 궁극적으로 티빙스틱을 통해 국내 방송 콘텐츠 제공 사업자(PP)들과 제휴해 맞춤형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PP사와의 협업을 통해 확보 가능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또한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 넘버원 TV OTT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김진석 대표는 “지난 5년간 티빙이라는 서비스로 새로운 시청층을 발견하고 시청 트렌드를 주도했던 것처럼, 향후 5년 안에 티빙스틱을 통해 TV를 보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라며 “세상 모든 TV에서 티빙을 이용하게끔 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시청자와 콘텐츠를 잇는 TV 플랫폼으로 고객 신뢰에 기반해 계속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티빙스틱 리모컨 (사진=CJ헬로비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티빙의 5년, 한국형 퍼스널TV의 탄생

현재 방송 시장은 실시간 채널이 아닌 시청자가 편리한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주문형 비디오(VOD)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내 VOD 시장 규모는 5200억 원(최민희 의원실 자료 및 CJHV 자체 추산)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CJ헬로비전 OTT 서비스 티빙은 이러한 변화의 전기를 마련한 주인공이다.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에선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형 방송 서비스(My Personal TV)’를 표방하며 탄생한 티빙은 2010년 5월 실시간 PC 기반의 웹TV로 시작해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서비스 범주를 넓혔다. “모든 스크린에서 시청자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올 스크린 티빙(All Screen tving)’ 철학의 일환이었다.

이는 전통적인 ‘패밀리TV’가 아닌 ‘퍼스널TV’라는 새로운 시장 영역과 소비자를 출현시켰고, 이후 다양한 형태의 방송 N스크린, 모바일TV 서비스 등장의 계기가 됐다. 특히 ‘손 안의TV’라는 개념이 널리 확대되면서 국내 OTT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경쟁을 촉진시켰다. 티빙이 2012년 하반기 월 순방문자(UV) 1천만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스마트미디어에 대한 가능성이 또한 재정의됐다.

지난 2011년 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꾸준한 자체 테스트와 시장 조사를 거쳐 2014년 3년여 만에 본격 선보인 ‘티빙스틱’은 토종 OTT 스틱으로 새로운 방송 산업 지평을 열었다.

그간 티빙은 이러한 기술 혁신성을 인정 받아 국내외에서 최고 권위의 상을 거머쥐는 쾌거도 기록했다. 2010년 대한민국 멀티미디어기술대상 방송통신위원장상, 2011년 ‘Best Application for Portable Device’(국제방송전시회 IBC 주관 Connected World TV Awards), 2012년 ‘Online Video Service of the Year’(IBC), ‘Television 부문 Standard in Excellence’(미국 New Media Institute 주관 New Media Awards), ‘Asia Service of the Year’(국제방송통신연구기관 Informa Telecoms & Media 주최 Inforvision Award Asia) ‘Entertainment 부문 Best in Class’(비영리 기관 IMC 선정 Interactive Media Awards)을 받았다.

2010년 5월 PC 기반 실시간 웹 TV 개시
2010년 11월 스마트폰 서비스 확대
2011년 9월 스마트TV 서비스 제휴
2012년 9월 월 1천만 순방문자(UV) 달성
2013년 6월 태블릿PC 서비스 제공(아이패드 라이브TV)
2014년 5월 구글 크롬캐스트 제휴
2014년 8월 티빙스틱 첫 선
2015년 4월 NEW 티빙스틱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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