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IPTV와 인터넷 등을 설치, 수리하는 노동자들이 반년에 가까운 싸움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3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해 11월 파업에 돌입, 고용안정과 다단계하도급 근절 등을 요구해 왔다. 지난 2월6일 시작한 서울중앙우체국 광고판 위 고공농성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 끝난다.

▲2월6일 LG유플러스 서광주센터 AS기사 강세웅씨와 SK브로드밴드 인천 계양 행복센터 AS기사 장연의씨(2014년 8월1일자 계약만료 해고)는 서울중앙우체국 앞 전광판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미디어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 하도급업체 노사는 지난 18일 새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잠정합의안에는 △노동시간 단축(주 40시간에 연장근로 주 6시간) △2015년 12월31일까지 다단계하도급 금지 △근로자영자 및 프리랜서의 하도급업체 정규직 전환 △기본급 중심의 임금체계 △업무비용 회사 부담 원칙 등이 담겨 있다.

우선 노동시간 단축은 현행 주 60~70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자는 취지다. 재하도급 근절은 2~3차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1차 하도급업체인 서비스센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기본급 중심에 실적급을 더하는 임금체계도 이번에 처음 도입하기로 했다.

유플러스지부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조합원 설명회 및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고, 찬성으로 결정이 될 경우 각 센터별 교섭을 진행한다. 노사는 향후 진행할 33개 지회별 교섭이 장기화하는 것을 우려해 핵심쟁점은 모두 잠정합의안에 담고, 지회별 교섭 안건은 △AS기사 보전수당 산정 △해지/멀티기사 임금 △정년에 관한 사항 △지역수당 등으로 정했다.

▲서울 소공동 서울중앙우체국 앞에 있는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장과 노숙농성장. (사진=미디어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자가 있는 센터가 있는 것이 교섭 타결의 걸림돌이다. 앞서 17일 단체협약 조인식을 마친 SK브로드밴드 행복센터 노동자들의 사례에서 볼 때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업무배제 또한 우려된다. 이에 노조는 “원청 LG에서 간접적으로 약속한 현안지회 문제 해결과 센터 폐업과 계약해지 시 노동자 고용보장, 다단계 하도급 근절 의지 표명 등이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박재범 정책국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원청과 협력사가 다단계하도급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하고, 도급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것이 성과”라며 “기본급 형태의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센터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 또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2월6일 시작한 서울 소공동 서울중앙우체국 앞 전광판 고공농성은 이르면 이번 주말 끝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농성장에서 만난 노조 관계자는 “고공농성은 LG유플러스 지회별 교섭이 최종 마무리되는 시점에 종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성장 모습. 21일 KBS 취재진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노동자들을 취재했다. (사진=미디어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