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_‘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걷잡을 수 없는 국면입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실이 보태집니다. 메모에 등장한 8인은 물론 대선자금 전반을 향한 의혹이 파죽지세입니다. <미디어스>가 매일 쏟아지는 보도들의 ‘결’을 매일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겨레 1면 <“성완종, 1억 전달 전 홍준표와 직접 만나”> 최종훈 최혜정 기자
▷조선일보 1면 <檢 ‘홍준표 측근 계좌로 1억’ 확인> 강훈 전수용 기자
▷동아일보 1면 <“成, 홍준표에 전화해 1억 잘받았나 확인”> 조건희 한상준 기자

검찰 수사 대상 1순위에 오른 이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성완종 전 회장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선거로 출마한 홍준표 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증언했고, 돈을 전달한 인사까지 지목했다. 전달자인 윤아무개씨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홍준표 캠프를 거쳐 경남기업 임원을 지냈는데, 윤씨가 성완종 전 회장 주장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13일 여권 관계자를 인용,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윤씨를 만나 사실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성완종→전달자 윤씨→홍준표로 흐르는 과정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특별수사팀(팀장 문부일 검사장)이 계좌추적과 관련자 진술을 통해 경남기업 자금 1억원이 윤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성완종 전 회장이 회사에서 횡령한 약 250억원 가운데 성 전 회장 아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나간 11억원 등을 제외한 240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준표 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성완종 전 회장 쪽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는 전달자 윤씨에게 1억원을 건네기 전 성완종 전 회장과 홍준표 지사가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직접 만났고, 이튿날 윤아무개씨가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들고 국회 의원회관으로 가 홍 의원 측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성 전 회장 측근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런 사실은 성 전 회장과 홍 후보가 자금 지원 문제를 사전에 협의한 뒤에 ㅇ씨(윤씨)를 통해 1억원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성완종 전 회장가 당시 홍준표 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돈 전달 사실을 확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동아일보는 경남기업의 핵심인사가 “성 회장이 2011년 6월경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측근인 A씨를 통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하도록 한 뒤 돈이 제대로 건네졌는지 홍 지사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 회장 측근들 가운데 여럿이 당시의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1면 <성완종, 정·관계 인사 만난 비망록 남겼다> 백민정·이유정 기자

성완종 전 회장이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며 작성한 비망록 또한 발견됐다. 그의 로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04년부터 11년간 정·관계 고위 인사 면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비망록(‘성완종 다이어리’)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비망록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비망록 안에는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과 만나 식사한 기록들이 있다.

중앙일보는 “해당 비망록은 가로 두 줄, 세로 일곱 줄의 달력 양식으로 돼 있고, A4 한 장에 2주일치씩 40여 페이지 분량”이라며 “비망록은 성 전 회장의 측근이 보관하고 있다. 이 측근은 검찰이 요청할 경우 비망록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완종 전 회장의 구체적인 일정과 동선이 담긴 비망록은 그가 남긴 8명과의 구체적인 만남을 입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해 보인다.

▷한국일보 4면 <경남기업 사외이사진 ‘중량 넘어선 거물들’> 강아름 기자

성완종 전 회장이 맺은 사회적 관계는 경남기업 내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임창열 전 부총리(전 경기도지사), 한광수 전 대검찰청 형사부장,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항렬 전 건설교통부 차관보(전 대한주택보증 사장), 김상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이근식 전 행정차지부 장관(17대 국회의원),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전 주 홍콩 총영사관 총영사), 김덕기 전 신한은행 충남영업본부장, 이영배 전 신한은행 기업여신관리부장 등이 경남기업 사외이사를 지냈거나 현재도 역임 중이다.

한국일보는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기업이 기업 명성에 비해 과하게 화려한 거물급 사외이사진을 구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회사의 위기나 성완종 전 회장의 개인적 비리 혐의가 불거질 때마다 관련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이 사외이사로 영입됐다”고 분석했다. “도급 순위 30위권 안에 겨우 턱걸이했던 경남기업이 정ㆍ관계 주요 인사들을 포섭한 데에는 성 전 회장의 인맥과 처세술이 큰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한국일보 1면 <“성완종 번호는 3개”…또 다른 휴대폰 있다> 이준호 조원일 기자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성완종 전 회장이 휴대전화 3대를 이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언론과 검찰이 확보해야 할 단서 중 하나다. 한국일보는 성완종 전 회장의 측근을 인용,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현장에서 발견된 2대 외에 최소 1대의 휴대전화를 더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제 3의 휴대폰은 성 전 회장의 부하직원 명의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아직 이 휴대폰은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일보는 “검찰은 휴대폰 2대에 대한 잠금장치 해제 등 사전작업을 마친 후 내용 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성 전 회장의 사망으로 검찰이 금품로비 증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 3의 휴대전화’의 입수여부에 따라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제3의 휴대폰은 유족 또는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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