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성완종 리스트’를 후속보도했다. 이번에는 친박 실세 중 한 명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홍준표 현 경남도지사 관련 내용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9일 사망 당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현금으로 2억원을 건넸고,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현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경향신문 2015년 4월11일자 1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11일 1면 머리기사 <성완종 “2012년 홍문종에 대선자금 2억 줬다”>에서 성완종 전 회장이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했지”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이 돈을 ‘사무실’과 ‘어울려 다닌 곳’에서 건넸다는 게 성 전 회장 주장이다.

경향신문은 “홍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를 책임지고 있었다”며 “그(성완종 전 회장)의 말대로라면 홍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문종 현 새누리당 의원은 성 전 회장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경향신문에 “황당무계하다. 도대체 그 양반을 19대 국회 이전에 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 들어와서 만난 사람”이라며 “사무총장 하면서 너무 가슴 아프게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도대체 이름이 오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난 그 분이 친박이라고 그래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2015년 4월11일자 2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관련 내용도 나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2011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나온 홍준표 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돈을 건넸다고 한 시점은 6월로 7.4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건넸다고 밝히면서 “돈은 홍준표 캠프로 가 있던 ○○○를 통해 전달해젔다”고 설명했다. 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돈 절달 과정에 개입한 인사를 ‘언론인 출신’으로 특정해 보도했다.

홍준표 지사는 10일 경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왜 내 이름이 거명되는지 모르겠다”며 부인하면서도 2011년 당 대표 선거 당시 성완종 전 회장과 잠깐 본 일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차례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는데, 2012년 12월 국회의원 시절에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 재판부에 잘 말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성완종 전 회장이 거론한 언론계 출신 인사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말씀하신 마당에 (내가)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이제 남은 인사는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넷이다. 검찰이 고인의 옷에서 발견한 ‘쪽지’에는 김기춘 허태열 등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이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전 회장은 50분에 이르는 장시간 인터뷰를 한 만큼 메모에 적은 인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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