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의 위치는 참 특별하다. 출연진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가 이렇게 하나로 똘똘 뭉친 방송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무한도전>은 꾸준히 몰입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이 조사는 시청자의 몰입도만을 나타내지만, 만약 출연진의 몰입도, 제작진의 몰입도를 조사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한도전>은 그런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의 새 멤버에 쏠리는 관심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애초 출연진, 제작진, 시청자가 모두 최고로 몰입해 있는 방송이기 때문에, 새로 참가하게 될 출연진은 이 몰입도를 방해하면 안 되며, 동시에 스스로도 깊이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확실히 어려운 일이며, 그렇기에 <무한도전>의 식스맨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되는 것은 그 이유이다.

그렇기에 시청자는 이미 확고히 자리잡은 5인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5인 체제는 부담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5인 체제의 과부하가 몰입을 깰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식스맨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 말한 것처럼 식스맨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제작진은 이를 몇 회에 걸친 프로젝트로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반응을 살피고 있다. 그렇게 다 같이 만족할 수 있을 멤버를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식스맨으로 누가 선정되더라도 논쟁은 있을 것이다. 쉬운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스맨 프로젝트가 보여준 과정은 그 누가 선정되든 식스맨으로서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아니라, 오히려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식스맨 후보들에 대한 아쉬움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참여한 모든 식스맨 후보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냈고,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정예들만 모아놓은 것처럼 추리고 압축한 후보들은 새롭고 신났고, 웃겼다. 지친 무한도전에 활력을 더해주기에 더없이 훌륭했다. 식스맨 선정 후에 이들을 그냥 방치하기에는 이들의 재능이 너무나 아깝다.

몇 번의 과정을 더 거칠지 아니면, 이번 에피소드로 선발을 마무리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누가 식스맨이 되든, 나머지 후보들 또한 언제든지 <무한도전>의 게스트로서 활발히 참여할 기회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즐거움은 그 기회를 통해 <무한도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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