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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과 언론의 음탕함 대신에 디스패치만 비난하진 말자[기자수첩]이민호-수지 열애, 팩트는 팩트다 굳이 안 봐도 되는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3.24 19:46

잘생긴 멋진 두 셀럽의 열애 사실을 알게 된 건 순전히 디스패치와 포털사이트 때문이었다. 뉴스를 보러 포털에 접속했을 땐, '디스패치'가 이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점령한 다음이었다. 순위를 눌러보니 ‘이민호 수지’가 있었다. 키워드가 이미 모든 걸 말해줬다. ‘또 한 건 했나’ 하는 마음으로 클릭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찍힌 사진이 궁금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포털 대문에 떡 하니 있으니 눌러본 것뿐이다. 여느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이 희대의 특종기사를 읽는 데에는 채 1분 조차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두 사람의 표정에서 ‘설렘’과 ‘애틋함’을 읽어내는 마치 관심법을 구사한 것 같은 텍스트는 기억에 하나도 남지 않았다. ‘런던’과 ‘호텔’만 강하게 남았다.

물론, 나만 이렇게 선정적으로 기억한 건 아니었다. 최초 보도부터 36시간 가까이 지난 24일 오후 6시까지 쏟아진 기사는 네이버에서 검색할 수 있는 것만 2천 건이 훌쩍 넘는다. 제목만 봐도 언론의 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일등신문의 닷컴부터 이름 모를 매체들까지 언론이란 언론은 이민호와 수지의 데이터 장면, 과거사진, 소속사 반응, 한국과 중국의 팬덤 동향을 복사기로 찍어낸 듯 쏟아냈다.

어떤 이들은 파리와 런던에 기자 셋을 파견해 호텔 출입 장면을 찾아낸 디스패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아무리 파파라치식 취재로 유명한 디스패치라지만 이미 2월 둘의 데이트 장면을 포착한 상황에서 굳이 유럽까지 쫓아간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두 사람이 거리에서, 차 안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은 이미 충분했다. 디스패치의 이번 취재는 두 사람이 ‘호텔’에서 만날 계획을 몰랐다면 불가능했던 기획이었다.

   
 

연예매체라면 파파라치식 취재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그럴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의문은 디스패치가 굳이 유럽까지 건너간 이유다. 수지와 이민호가 신사동과 차안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지와 맨얼굴인 이민호가 함께 걷는 장면으로는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을까. 아니면 후드티셔츠와 머플러로 얼굴을 가린 채 호텔을 들어가는 ‘결정적’ 장면이 필요해서였을까. 디스패치는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것을 사전에 확인하고도 두 사람의 뒤를 계속 밟았다. 그리고 ‘더 수위 높은 장면’을 찍었다. 더 수위 높은 장면을 원했던 디스패치의 그 전략은 결정적으로 부적절하다.

그렇다고 디스패치만 비난할 생각은 없다. 결과적으로 디스패치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민호와 수지를 밀착 취재해 팩트를 보도했을 뿐이다. 파파라치 취재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철저히 기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이 궁금해 할 기사거리를 제보 받아 취재해서 사실로 확인한다면, 그게 셀럽의 사생활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비위든 비판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하루 만에 수천 건의 기사를 쏟아내며 두 사람의 사생활을 탐닉한 언론과 이런 언론이 쓴 기사 같지 않은 기사를 대중에게 무작정 퍼뜨린 포털이다. 가끔 이런 종류의 기사에 손이 갈 때면 관음증을 의심하기도 한다. ‘궁금증’ 정도로 정당화하며 기사를 닫는다. 사실 과거에는 황색언론을 이렇게 과하게 읽지 않았다. 셀러브리티들의 사생활, 한물 간 연예인들의 고백, 여성연예인의 S라인과 각종 낚시기사를 누르게 된 건 포털에 드나들면서부터다. 정확히는 실검이 포털과 언론의 공동영업구역이 되면서부터다.

만약 구글처럼 한국 포털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없고, 대중이 황색언론을 ‘황색언론’으로 취급한다면 포털 대문에 이런 누런색 기사들이 걸려 있을 확률은 아예 없다. 적어도 미디어에서 만큼은 세이의 법칙이 들어맞는다.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 주어는 언론과 포털이다. 우리는 거의 매일 포털이 차려놓은 밥상에 앉아 언론이 요리한 쓰레기 음식을 먹는다. 감추고 싶고, 피하고 싶은 팩트를 피할 수 있는 권리가 전혀 없다.

매일 먹어서 익숙해진 걸까. 우리는 그들을 ‘언론’으로 대우하기 시작했다. 포털의 첫 화면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언론사의 디지털뉴스팀은 한배를 탔다. 물 아래 있는 이용자들은 매일 그들의 낚시에 낚이는 신세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탄 배를 흔들 수 있는 건 이용자들뿐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들을 품격에 맞게 대우하면 된다. 포털을 떠나고, 원하는 언론을 골라 읽으면 된다. 지금 비난해야 할 건 디스패치만이 아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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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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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패치 알바? 2015-03-27 19:44:18

    이태임 예원 보도에서 신뢰도 뚝!떨어졌음...디스패치또한 일반 기레기와 다를게없음...이태임만 마녀사냥시켜 디스레기-_-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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