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낮 한국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문화일보 정치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화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폭로와 KBS 보도에는 없는 한국일보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디어오늘>은 12일 <이완구, 한국일보 국장 만나 회장과 친분 과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공개 녹취록을 일부 공개했다. 이완구 후보자의 ‘언론 압박’ 발언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자료다.

한국일보는 애초 1월 28일자 신문에 이완구 후보자의 발언 일부를 보도하려 했으나, 판갈이 과정에서 이를 뺐다. 한국일보 고재학 편집국장은 그 동안 정치부가 이완구 후보자의 발언의 신빙성 등을 판단해 기사화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추가로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이완구 후보자는 한국일보 회장, 상무 등과 친분관계를 드러내며 보도에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기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언론사 간부 이름을 언급하며, 정치권과 언론사의 관계를 강조해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추가 공개된 녹취록 전문이다.

12일 공개된 ‘이완구 녹취록’ 내용

결론입니다. 여러분들 아직 젊었을 때 이 양반들과 관계에서 그 사람 정말 괜찮아, 하는 얘기 들으면 클 거에요. 왜냐. 이 양반들이나 나는 다 여러분들 윗사람하고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학연이 됐든 지연이 됐든 다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말하다가 어이, 김 국장, 해, 안해… 허지? 야, 김부장 걔 안돼. 걔 안 되겠더라‥ 인간이야 그놈도. 여러분 부장들도 인간이야. 걔 안 되겠더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지가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요.

합니다. 이 사람들 다, 학교, 고향으로 다 연결돼 있는 거야. 인간이라는 게 상부상조하는 것이지. 여러분들 여기서 폼잡고 있지만, 어떤 때는 그 친구 좀 바꿔봐. 나 못살겠다‥ 바꿉니다. 바꿔. 도저히 안 되겠다. 미치겠다. 쟤 때문에. 바꿉니다.

한국일보 승명호 회장? 그 사람 형 은호가 (나와) 보통 관계가 아니다. 나는 그 양반이 한국일보 맡을 줄 몰랐다 내가 (충남)도지사 그만두고 일본에 가 있었어요. 7개월 동안. 일본에 가 있던 집이 승 회장 집이야. 세상이 다 이렇게 엮여 있다고. 모른다고, 어떻게 될지. 이게 무서운 얘기 하는 거야. 60 넘어가면 어디서 어떻게 엮일지 몰라요.

그러니까 인생사라는 게 서로들 얽혀 있어서 함부로 하면 안 돼. 대한민국 사회는 특히. 그래서 내가 언론인들 많이 챙깁니다. 김○○이도 지금 ○○○○ ○○ 하고 있지? 그러니까 여기까지 40년 지탱하고 살아온 거지. 우리나라 정치판이 얼마나 어려운데.

침착하게 남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가면 언젠가는 그게 리턴이 돼요. 막 그렇게 해버리면 너도 데스크로 가는 거지. 너도 너 살려고 할 거 아니야. 빼 하면 뺄 수밖에 더 있어? 그렇지 않소, 세상사가. 그럼 이상하게 돼 버리는 거야. 그래서 나는 젊은 기자분들 내 자식 같잖아. 큰 자식이 37입니다. 우리 60 평생 살았으니 얼마나 흠이 많겠소. 우리나라 압축성장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흠이 많겠고. 똑같은 거지. 우리 사는 게.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김치찌개를 계기로 좀 도와주소. 섭섭한거 없지? 결론적으로 한겨레 기사는 클리어 된 거야. 동의합니까?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