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주에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그 대책 중 비정규직의 계약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늘리는 안인 일명 ‘미생 장그래 구제법’을 포함할 것이란 언론보도가 나온 가운데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이 비정규직 계약기간 연장은 청년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나와 “정부에서 고용유연화 정책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청년들은 유연화라는 표현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다”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위원장은 “첫 직장을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들의 비율이 5년 사이 60%가 증가했다”라고 지적하면서, “이 이상 청년들의 고용이 유연해졌다가는 정말 연체동물이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들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tvN 드라마 '미생' 주연배우 무역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가수 겸 배우 임시완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민수 위원장은 “<중앙일보>의 보도내용을 보면서 생각나는 사례가 하나 있었다”라면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는 희망고문에 노출됐고 그러다 결국 해고된 분이 지난 9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유서를 통해서 그 계약기간, 24개월을 꽉 채워서 쓰고 버려졌다는 글을 남겼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이 계약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면, 청년들은 24개월로 모자라 48개월 동안 희망고문에 시달리며 쓰이다가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김민수 위원장은 “극 중의 장그래나 그리고 지금 청년 취업자와 미취업자 분들이 원하는 건 안정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자리이지, 비정규직 신분 불안을 2년 더 연장해 달라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 법안이) 장그래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이 대목에서는 제가 만약 미생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라면 정말 화가 날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위원장은 “숙련을 쌓은 노동자와 협력해서 상생을 도모해야 될 재계가 계약기간을 놓고 2년이냐, 4년이냐를 운운하는 걸 보면 약간 답답한 심정이 든다”라면서, “청년을 살리는 길이 우리 사회를 살리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정말로 제대로 된 비정규직 고용대책을 내놔야 되지 않을까, 이런 당부를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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