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은 이론물리학자로서의 대단한 업적과 더불어 극악한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표상으로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고 한창 연구에 몰두할 나이에 루게릭병을 앓으면서 남은 시간은 고작 2년이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았으나 끝내 이혼하고 간호사와 재혼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부인은 스티븐 호킹을 학대한 것으로 악명이 자자합니다.

이런 스티븐 호킹의 삶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곧 국내 관객에게도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스티븐 호킹이 첫 번째 부인과 사랑에 빠지고 루게릭병에 걸려 투병하는 과정이 주입니다. 국내에서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화제였으니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도 좀 더 관심이 쏠릴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전기 영화이기 때문에 실존인물을 논하는 것으로 인해 제작진에게는 여러모로 까다로우면서도 관객에게는 또 그만큼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본 스티븐 호킹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소셜 네트워크>를 본 마크 주커버그처럼 상처를 받았을까요? 다행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선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에 대해 칭찬했습니다. 그는 에디 레드메인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자신을 잘 묘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동안 루게릭병을 앓는 이와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서 진정성을 가진 배우라고 했으며, 당시 그를 자신으로 생각했을 만큼 연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디 레드메인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를 인증한 셈입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서는 평을 아끼는 대신, 이 영화를 본 것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비춰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우주를 이해할 수 있었던 수많은 업적과 비범한 여행 등을 통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맺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당연하게도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없었다면 매우 공허한 우주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