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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총선과 같은 방법으로 치러질 수 없게 된 2016년 총선[분석]최소한의 조정에서 개헌 논의까지, 다양해진 시나리오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10.31 16:44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정을 내렸다. 그렇다면 2016년 총선은 어떤 모습으로 치러질까. 어찌되었건, 2012년 총선과 같은 방법으로 치러질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 치러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최소한의 조정’이 시행될 경우 
 
먼저 현행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다표제가 유지되면서 최소한의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최소한의 조정’이라고 말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여야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영호남에선 의석이 줄어들어야 하고 수도권에선 늘어나야 한다.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것은 국회의원들에게 매우 어렵다. 현역 국회의원들 중 “자리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을 이가 반드시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회의원 의석수 전체를 늘이는 일은 최소한 요즈음의 대중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조정은 지역구 의원수가 증가하고 그 조정 결과 비례대표 의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현행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다표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획정 헌법불합치' 판결과 관련해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정치세력으로 볼 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겐 ‘본전’이고 군소 정치세력들에겐 ‘손해’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세력 내부에선 어느 지역구 의원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석패율제나 도농복합선거구제라는 대안이 나오는 배경은 이 양당 정치세력 내부의 이해관계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이 중 일정 숫자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석패율제와, 도시와 농촌을 묶어 선거구를 만드는 도농복합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다표제 아래에서도 가능한 대안들이다. 
 
그러나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겨우 이 정도 변혁에서 끝날 경우 비례대표제 퇴조에 대한 비판과 ‘게리멘더링’의 우려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대선거구제로 전환될 경우?
 
증대선거구제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제안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득’으로 생각하고, 새누리당은 ‘본전일지 이득일지 손해일지 계산 안 됨’이라 생각하는 제도개혁이다. 이 경우 중대선거구제와 함께 엮여 자주 등장하는 것이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다. 
 
현재는 정당명부 투표를 해도 정당에 대한 전국적 득표율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각 정당으로 할당한다. 그래서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비레대표 국회의원을 ‘전국구’라 불러왔다. 그러나 권역별 비례대표가 되면 각 권역별로 정당 투표에 대한 지지율을 파악하고 지역별로 비례대표에 정당 후보로 입후보한 이들에게 의석이 배분된다. 
 
이는 헌재 판결 결과로 수도권만 대변될 뿐 지역은 대의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를 불식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군소 진보정당들도 경남권 등에서 의석을 노려볼만한 상황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현행 의석수를 유지할 경우 비례대표의 축소를 피할 수 없다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진보정당들은 정당명부 비례대표 확대시행을 위한 국회의원 정수 증원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현행 3대1에서 2대1 이하로 변경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 국회에 정치개혁특위를 즉각 가동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전면 조정은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헌법의 명령이자 국민의 명령"이라며 "현행 소선거구제는 국민의 평등권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결선투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당 역시 31일 논평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의 한계 안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현실화하기 위해 가장 확실하게 제안될 수 있는 대안은 국회의원 정수의 획기적인 증원이다. 단순계산만으로도 인구 4천만에 설정된 300명 의원정수를 5천만에 맞게 375명으로 늘릴 수 있다. 또는 인구 10만 명당 1명의 수준으로 의원을 설계해 500명으로 늘리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국회의원의 정수가 상당수 늘어나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논평은 이어서 “무엇보다도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은 현행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 국회의원 선출방식을 유지할 것인가이다”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 바로 전면비례대표제의 도입이다. 노동당은 이미 2012년 총선 공약을 통해 ‘광역단위 전면비례대표제’를 제안한 바 있다. 우선 전국을 대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 최소의석을 우선 할당한 후 인구비례에 따라 나머지 의석을 배분한다. 정당은 권역별로 각 당의 후보명부를 제출하고 유권자는 지지정당과 해당 정당명부 내 선호후보자 1인을 선택하게 한다. 정당득표율로 당선자 수를 정하고 명부 내 각 후보의 득표율 순위로 당선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개헌 논의와 연결될까?
 
선거구제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개헌 논의와 결부될지도 관심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이 내세운 이원집정부제 개헌은 행정구역 개편 및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래서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너무 많은 것들이 논의가 되어야 해서 동력을 받기 어렵다는 부정론이 있었다. 그러나 헌재 결정으로 어차피 선거구제 개편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에 개헌 논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구제 개편만 해도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고 논의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 이 논의를 2015년 내내 해야 한다면 개헌 논의는 오히려 동력을 잃고 사그러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0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25조 등의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해 있다. (연합뉴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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