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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비대위 무력화’로 가나‘타협’보다 더 끔찍한 ‘혼선’, 무능의 새정치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8.11 09:02

7일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양당 원내대표 합의가 야당 지지층에게 비판의 대상이 된 가운데 11일 신문 지면에서는 세월호 특별볍 협상 철회를 종용하는 진보언론과 이에 크게 반발하는 보수언론의 대립이 보였다. 특히 <한겨레>가 사설에서 ‘재협상’을 주문했고 <중앙일보>가 ‘재협상론’에 크게 반발했다.

11일 <한겨레>는 1면 기사 제목을 <새정치, 세월호법 다시 협상 나설듯>이라고 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선택을 종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기사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1/3 이상인 46명이 재협상을 촉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문재인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유족들의 뜻을 따르는 재협상을 주문했다는 점도 큰 압박이다. 당장 11일 의원 총회에서 박영선 원내 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원들의 반발을 수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11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는 11일자 사설 <야당,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에 나서라>에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합의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초상집 분위기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지면서 7·30 재보선 패배로 가뜩이나 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은 거의 빈사지경이 됐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잔칫집이나 같다. 이번 여야 협상 결과가 어느 쪽의 승리와 패배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겨레>는 “지금 야당은 진퇴양난의 처지다. 여당과의 합의를 깨고 다시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도 겸연쩍고, 그렇다고 여야 합의를 그대로 밀고 나가기도 어려운 곤혹스러운 형편이다. 하지만 야당이 이 시점에서 다시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지닌 중요성과 의미다. 그리고 이번 여야 합의로는 확실한 진상규명을 기대하는 게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라는 점이다. 틀렸다고 생각할 때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용기다. 11일로 예정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재협상을 요구하면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를 따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이는 당의 민주적 운영 원칙에도 부합한다. 유권자는 야당의 투쟁 일변도 방식도 싫어하지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야당은 더욱 경멸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라며 재협상을 주문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이러한 움직임을 직감한 듯 11일자 사설 <'세월호법 재협상론' 국민을 우습게 아는가>에서 ‘재협상론’을 적극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8일자 사설에서 세월호 특별법 타결을 “정치권은 두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세월호 이슈를 정쟁의 소재로 이용해 국민의 환멸을 샀다. 특히 7·30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는 새정치연합의 ‘세월호 정치화 전략’을 엄중히 경고했다. 참패한 야당이 국민의 경고를 무섭게 여겨 더 이상 세월호 협상에서 억지를 부리지 않게 된 게 타결의 배경이 됐다”라며 적극 환영한 바 있다.
 
   
▲ 11일자 중앙일보 12면 기사
 
이날 사설에서 <중앙일보>는 “지난 주말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특별법안을 어렵사리 타결해 모처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가 했더니 금세 이를 뒤엎는 언행이 속출하는 것이다”라면서, 정동영 고문과 문재인 의원의 주장을 “이들의 주장은 그럴싸한 감성적인 언어로 일부 지지자의 마음을 격동케 하는 데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선거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일반 의사와 합의정치의 시대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7·30 재·보선은 세월호 참사를 자기들만 고통스러워하고 자기들의 방식대로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야당의 ‘세월호 정치화’에 대한 심판이기도 했다”라며 비판했다. 
 
<중앙일보> 사설은 “이들의 주장은 그럴싸한 감성적인 언어로 일부 지지자의 마음을 격동케 하는 데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선거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일반 의사와 합의정치의 시대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7·30 재·보선은 세월호 참사를 자기들만 고통스러워하고 자기들의 방식대로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야당의 ‘세월호 정치화’에 대한 심판이기도 했다”라며 비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선택’에 대해 비판이야 가능하지만 지금의 여론에 편승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태도에도 의구심이 가는 것이 현실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말하듯, 애초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세월호 특별법 안은 가족대책위 등 일부 유족들이 350만 국민의 서명을 받아 제시한 ‘4.16 특별법’과 내용의 차이가 있었다. 이완구-박영선 합의는 새누리당 측 제안과 새정치민주연합 측 제안의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가족대책위가 원한 ‘4.16 특별법’안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의원들과 당 대표를 지내고 2007년 대선후보까지 했던 정동영 상임고문, 청와대에서 일한 바 있고 2012년 대선후보까지 했던 문재인 의원이 이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그들이 단지 지금의 여론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유족들이 원하는 바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면 애초부터 당론을 수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했다. 그런 과정없이 막 출범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여론에 별다른 성찰 없이 동조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흔들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내년 초 전당대회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을 실종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11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 진보언론 역시 한동안은 사실상 유족들이 내세운 ‘4.16 특별법’을 여야 안과 비교하지 않고 여야가 내세운 특별법의 차이를 보도하는 등, 사실상 전선을 여야의 제안 속에 상정하다가 특별법 합의에 대한 유족들의 항의와 여론의 향방에 편승하여 박영선 원내대표만을 비판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애초에 박영선 원내대표가 천천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선택을 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별다른 소신이랄 것도 없이 유족들을 함께 설득하거나 협상의 세부내용을 재구성하려는 노력 없이 재협상을 논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상당수 구성원들의 태도는 이 당이 정당으로 기능하기 어렵고 리더십을 형성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불가피하다면 당론을 교체할 수야 있지만 그 분열의 과정을 여론에 전시하면서 각자의 정당성을 획득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 구성원들의 태도야말로 이 당에 비대위가 필요하면서도 비대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알려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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