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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계산되는 두 남자, '야권 전멸'에 제동을 걸다동작을 단일화…새정치 리더십‧정당정치 실종 문제 남아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7.24 16:24

한 마디로 말해, 계산이 되는(!) 두 남자의 철저한 개인플레이의 결과였다. 7.30 재보궐선거의 핵심 지역구로 꼽힌 서울 동작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계산 되는(!) 두 남자, '야권 전멸' 분위기에 제동을 걸다

일단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24일까지 단일화 안 되면 사퇴 선언” 자체가 후보 개인의 의지였다. 정의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연대가 복원되지 않는다면 2016년 총선을 위한 ‘세 과시’를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노회찬 후보의 거취는 지도부의 핵심 고려사항이 아니었던 상황에서 후보 개인이 자신의 승산도 높이면서 전체 선거판세를 바꿀 수 있는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그후 정의당 지도부는 당대당 협상으로 노회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 역시 보도에 나왔듯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의 조율 하에 나온 결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할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정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동민 후보가 박 시장에게는 전화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추측했다. 진위가 어찌되건,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리더십이 어떤 수준으로 붕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후보직 사퇴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로써 동작을 야권 후보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됐다. (연합뉴스)
 
기동민이 불씨 살렸지만,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해보이는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는 ‘친구의 지역구를 뺏었다는’ 이미지 위에 ‘사퇴’를 걸고 후보단일화를 촉구한 노회찬 후보를 외면했다는 이미지까지 덧씌우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거라고 추측된다. 노회찬 후보의 ‘아름답지 못한 사퇴’ 후 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을 경우 자신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결단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결국 기동민 후보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면서 이미지도 좋게 가져가는 선택을 했다.
 
만약 기동민의 사퇴를 통해 수도권 재보궐선거의 상황이 좋아진다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책임론도 약해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좋은 일인지는 의문이다. 한 정치부기자는 “지방선거 때는 원래 많이 뒤지던 것을 세월호 참사가 터져 정권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졌는데도 그렇게밖에 못했고, 이번에도 정말 대책없는 공천을 했는데 개인플레이로 또 살아난다면 정말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의 리더십을 재편할 수 있는 조기전당대회의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의당은 기로에 섰다. 노회찬 후보 본인은 당선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긴 했으나 낙선할 경우 받을 정치적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후보는 물론 정의당 전체가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정의당과 야권연대하면 새누리당에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총력을 다해 뛰어야 할 판국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16년 총선 야권연대의 형성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의당의 선택과 박광온의 수혜, 수원 벨트 넘어오나
 
‘기동민 사퇴’의 최대 수혜자는 경기도 수원정의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가 될 것이 유력시된다. 비록 기동민 후보의 사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직적 결정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정의당으로선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모종의 대가를 지불하여 야권연대의 틀을 복원시켜야 할 상황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 수원정은 지역 자체가 전국에서 가장 평균나이가 젊은 지역구로 야권이 유리한 곳이다. 10% 언저리가 나오는 천호선 후보가 사퇴한다면 무조건 야당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이 옳다면 기동민 사퇴로 인해 금뱃지를 달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사람은 노회찬이 아닌 박광온이다. 
 
   
▲ 백혜련, 손학규(중앙), 박광온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7·30 재보궐선거 출마후보들이 23일 오전 수원시청 4층 세미나실에서 공동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곤란해진 '진보정치 후배'김종철, 전략공천에 이어 두 번 울게 된 허동준
 
전광석화와도 같은 몇 수의 교환에 묵묵히 지역을 지킨 피해자들도 양산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허동준 전 동작을지역위원장과 노동당 김종철 후보 등이다. 기동민 후보가 사퇴선언을 한 이후 통합진보당 유선희 후보는 뜬금없이 노동당 지지선언을 하고 사퇴했다. 
 
이 기묘한 행보에 대해 진보정당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야권연대를 주장해왔고 하긴 해야 하는데 노회찬 후보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아서 이렇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종철 후보에 대한 감정도 좋지는 않을 것인데… 노회찬 후보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노동당에게도 ‘종북’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의 단일화도 미리 준비된 것이었을 수 있다. 재보궐 선거 이후 진보정치 재편을 염두에 두고, 이를 노회찬 후보 등 정의당 측에 요구하면서, 이번 선거 자체는 기동민으로 단일화되는 그림을 예측한 단일화였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동당은 당내의 유망한 젊은 지역정치인인 김종철 후보의 향후 거취가 곤란하게 됐다는 점에서 최대의 피해자다. 김종철 후보는 2008년 총선에 처음 동작을에서 출마해 2%대 득표를 기록했지만, 2012년 총선에서는 5%를 넘어섰다.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신망을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8년 민주노동당 후보를 피해 원래 지역구였던 용산에서 옮겨온 그는 함께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을 했던 노회찬 후보에게 지역구를 뺏길 지경이 되어버렸다. 여러모로, 2014년 7.30 재보선은 한국 사회에서 ‘정당정치’를 말하는 것이 자유주의 정당에게나 진보정당에게나 얼마나 허망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야권 단일 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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