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사라”더니 8강전부터 UHD 중계?

KBS와 SBS는 브라질월드컵에 앞서 세계 최초로 월드컵 생중계를 ‘UHD’로 내보낼 것이라 했었다. UHD는 HD의 최소 4배 이상의 초고화질이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중국의 TV 제조업자들이 경쟁적으로 UHD TV를 만들기 시작했고, 지상파와 유료방송업계는 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며 군불을 때 만들어 낸 ‘세계 최초’ 쾌거다. 그런데 칭찬해야 할지 말지 모르겠다. UHD 중계는 LG전자 UHD TV가 있는 시청자가 안테나를 꽂고 지상파를 직접수신해야만 볼 수 있다.

▲ 9일 브라질 상파울루 시립경기장 내 축구박물관에 삼성전자가 65인치 커브드 UHD(초고해상도) TV 5대를 연결한 원형극장 형태의 콜로세움 쇼케이스를 전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

전자신문에 따르면, 이번 중계는 일본 소니가 제작하는 영상을 아시아샛 5호 위성을 통해 한국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UHD 중계는 오는 28일 16강전 실험방송을 거쳐 7월6일 8강전부터다. LG전자는 7월1일부터 신청고객에게 DVB-T2 지원 수신기기를 나눠줄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 UHD TV로는 볼 수 없다. 전자신문은 “지난 4월 사후지원으로 45만 원 가격에 판매한 에벌루션 키트가 DVB-T2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가의 UHD TV는 있으나 마나 상황이다.

UHD TV를 만드는 회사들은 그동안 월드컵 특수 마케팅을 해왔다. 연합뉴스는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TV 업체들은 월드컵이 열리는 6월 한 달간 최소 1.5∼2배의 판매 신장세를 기대하고 있다”며 “5월에도 3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비수기인 연초에 비하면 4배가량 늘었다는 업체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올해 세계 TV 시장에서 UHD TV는 1천2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길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월드컵 16강 간절 기원하는 청와대와 지상파

한국 대표팀이 지난 18일 러시아와 비기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월드컵 개막 직전인 지난 10일 한국 대표팀이 가나에 0대 4로 완패한 직후 여론조사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오를 것”이라는 시민은 42%였다. “16강 탈락”은 44%였다. 그런데 러시아전 이후 “진출할 것”이라는 응답은 68%로 크게 올랐고, 탈락은 19%까지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1일, 18~19일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71명을 전화조사한 결과다.

▲ 자료=한국갤럽.

누구보다 대표팀의 선전을 바라는 곳은 청와대다. 문창극 ‘참사’로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많아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3%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48%는 부정평가했다.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이기는 하나 긍정평가가 지난주 대비 4%포인트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5%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 추세는 분명해 보인다.

지상파도 애가 타고 있다. 지상파는 ‘다른 프로그램을 볼 권리’를 나 몰라라 하며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 대 러시아 경기 지상파 3사 시청률 총합은 38.6%다. 그러나 지상파는 아직 배고프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방송광고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광고 매출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0년 월드컵 광고 매출은 730억 원이 넘었는데 이번에는 450~500억 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16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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