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 기자단이 경찰청 출입기자단에 ‘안행부 대변인실 소속 공무원 자살 사건’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공무원은 대변인실 소속 계약직으로 세월호 참사 관련 업무와 박근혜 정부의 정부의 안행부 축소 발표에 고용불안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안행부 소속 공무원 아무개씨는 18일 오전 6시50분께 서울 잠원동 한강고수부지 내 화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이곳을 청소하던 노동자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현장을 조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사건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안행부 기자단은 18일 밤 시경 기자단에게 “서초동 관내 자살 사건 관련 보도 여부는 자율이나 가정사가 딱한 점을 고려해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일간지 시경 출입기자는 19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그런 요청이 있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2007년 행정자치부 시절 임용됐다. 현 대변인실에서 유일한 전문임기제(계약직)다. 일부 기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안부 축소 개편 계획 발표 뒤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족도 경찰에 직장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담화에서 “안전행정부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조직 기능을 안행부에서 분리해 안전 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다”며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도 자제 요청을 확인한 한 기자는 “이번 사건은 세월호 참사와 안행부 축소 등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기자단이 왜 보도 자체 요청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행부 기자단이 출입처 이해관계를 대변해 청와대가 불편해 할 보도를 축소하려 했다는 이야기다.

안행부 관계자는 “출입기자단 간사가 두 차례 문자를 보내 사정이 어렵고 망연자실한 가족들이 있으니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불안’ 문제에 대해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다만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업무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은 이 사건 원인으로 세월호 참사 근무 스트레스를 들었다. 아시아경제는 19일자 기사에서 “A 씨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밤샘 업무가 잦아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안행부 관계자 말을 인용 보도했다.

KBS는 유가족이 경찰에 “세월호 참사 이후 밤샘 근무가 이어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19일자 기사에서 조씨가 지난 11일 하루 휴가를 낸 뒤 “몸이 안 좋다”며 두 차례나 휴가를 연장한 뒤 18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2014년 6월19일자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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