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문창극 총리후보의 사퇴를 종용하여 파문이 예상된다.

서청원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자신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최근 문 후보자 지명 이후에 언행을 하나하나 보고 국민 여론을 많이 경청해 본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청문회법이 엄연히 있기 때문에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친 다음 국민과 의회에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문 후보자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4일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한반도문화총연합 창립대회에서 시국현안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새누리당의 당권 경쟁은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양강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충청을 기반으로 한 이인제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중 이인제 의원의 경우 이미 문창극 총리후보 지명을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서 사실상 친박 진영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 의원까지 문창극 총리후보를 비판함에 따라 문 후보 지명에 대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의중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또한 서 의원은 새누리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맡고 있어, 청문회 요구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사실상 문창극 총리 카드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문회 요구안 제출을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표단속'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국회에서 표결 처리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고육지책의 '총대'를 서 의원이 짊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 지명에 대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결국 끝까지 갈 수는 없을 것”, “다음 후보가 없어서, 다른 지명자에 대한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해 일단은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냐”와 같은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서 의원의 발언이 정국을 변화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준인 상황에서 문창극 총리후보의 운명이 갈림길에 선 모양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