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회장 이재현)가 새마을운동 전파에 나섰다. CJ는 지난해 5월 검찰이 횡령 등 혐의로 이 회장을 구속한 이후 ‘창조경제’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시간제일자리와 여성 리턴십 정책을 펼쳤다. 이번에도 CJ가 이재현 회장을 구할 목적으로 ‘정권의 코드를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J는 “과한 해석”이라며 “이전 정부 때부터 준비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CJ는 28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손잡고 베트남 닌투언성에 농업소득 증대와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 ‘새마을운동’을 전파한다”고 발표했다. 이채욱 부회장은 27일 베트남 닌투언성 인민위원회관에서 코이카와 ‘KOICA-CJ 베트남 새마을 CSV 사업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J는 이 자리에 베트남 농업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민-관이 손잡고 해외에 새마을운동을 수출하는 최초 사례”라는 게 CJ의 설명이다. 코이카는 원조자금을 지원하고, CJ는 농업기술을 전파해 베트남 정부의 신농촌개발계획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농가에 한국산 고추와 양상추 재배기술을 전파해 농산품 생산량이 늘면 CJ와 베트남 농가가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CJ는 교육시설 개선에도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CJ의 이 같은 행보를 ‘정권 코드 맞추기’로 보고 있다. 앞서, CJ는 이재현 회장 구속을 전후로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CJ는 이후 시간제 일자리, 여성 리턴십 등 박근혜 정부 정책에 맞춘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번 새마을운동은 이 회장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 상황에서 나온 민-관 합동 사업이다.

이재현 회장 변호인은 지난 22일 열린 이 회장 횡령, 배임 관련 항소심(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에서 “이 회장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수감생활을 견디기 어렵고 재판받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병이 악화해 혼자 잘 걷지 못한다”며 70㎏ 이상이던 몸무게가 49.5㎏까지 떨어졌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학과)는 29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새마을운동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표’이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업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CJ가 새마을운동에 대한 소신을 가질 수는 있지만 미디어기업이 현 정권과 관계에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교수는 “더 혐의를 두자면 CJ가 정권과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다른 것을 얻고자 하는 속내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이 포맷 수출이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될 것인지 아닌지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정부와 CJ의 새마을운동을 홍보하는 기사를 쓰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창조경제 광고의 경우 코드 맞추기라는 측면에서 노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CJ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새마을운동은 2년여 전부터 기획한 사업으로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J는 식품이 기반인데 베트남은 가격이 싸고 양질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이 사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CJ 관계자는 이어 “베트남 정부에서 먼저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이야기했고, 이들이 말하는 모델이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비슷하고 또 이 사업을 단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고르다 ‘새마을운동’으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 전 토지검사부터 참여했고, 이미 고추와 양상추를 수확하고 있는 만큼 코드 맞추기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 CJ 누리집에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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