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26일 합병을 선언했다. 두 회사는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연내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통합법인의 이름은 ‘다음카카오’다. 언론은 ‘네이버를 위협할 IT공룡이 출현했다’고 분석했다.

다음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양사의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을 구축,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목표는 “모바일을 비롯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다.

다음이 카카오를 합병하는 형태다. 두 회사에 따르면 합병은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1대 1.55574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두 회사는 통합하더라도 당분간 두 회사가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통합할 계획이다.

시너지 효과는 분명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경제 김광현 기자(IT전문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다음은 네이버보다 앞서 모바일에서 여러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카카오는 모바일에서 기반을 다졌지만 콘텐츠는 없었다”며 “다음의 콘텐츠와 카카오의 모바일 역량이 합쳐지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국장은 “다음에 ‘마이피플’이라는 메신저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쟁관계는 아니었고, 다음과 카카오는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아 합병한다면 장점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플랫폼이 다른 만큼 어떤 서비스에서 어떤 시너지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은 네이버를 위협할 IT공룡이 출현했다고 보고 있다. 서울경제는 26일자 <카카오 ‘우회상장’·다음 ‘모바일 강화’/ 성사땐 네이버와 새로운 경쟁 구도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성장세가 주춤”한 카카오와 모바일에서 구글에 밀린 “위기의 다음”이 합병한다면 네이버와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덩치가 커지는 만큼 서비스가 무거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현 기자는 “모바일 서비스는 이용자와 시장상황에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데 덩치가 커질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이 공룡화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덩치와 서비스가 무거워지면 합병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네이버가 70% 수준을 차지한 포털 서비스 판도를 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성진 사무국장은 “당장 둘이 합산한 정도로 기업 규모가 커지는 것 맞지만 검색점유율이나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면서 “네이버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적 경쟁구도에 큰 변화는 없고, 경쟁자의 몸집이 커지는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은 1995년 설립 이후 한메일, 카페, 미디어다음 등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06년 설립된 카카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다. 통합법인의 직원 수는 다음 2600여명과 카카오 600여명 등 총 32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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