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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세월호 추모' 시민 포위…청계광장 고립집회신고부터 불허, "이것이 민주주의가 맞는가"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5.18 18:53

18일 오후 3시 청계광장에 모인 2차 청와대 만민공동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혀 고립되었다. 

청와대 만민공동회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넘어 어떻게 행동해야 할는지에 누구나 나와 서로 제안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지난 8일 시민 1107명의 제안으로 청와대에서 비교적 가까운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집회를 가졌고 9일 새벽 유가족들이 KBS 보도 항의 시위를 하다 청와대 쪽으로 향할 때 일부 참석자가 유가족들과 함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함께 농성한바 있다. 
 
8일 1차 청와대 만민공동회 참석자들은 집회의 토론을 통해 박근혜 정부 퇴진 투쟁을 할 것을 결의하였고 18일 오후 3시 2차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그 사이 제안자는 1903명으로 불어났고 제안자 측은 18일 집회를 위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등 청와대 인근 10여곳에 집회신고를 냈다. 하지만 16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집시법 상 생활 평온 침해, 교통소통을 위한 금지제한 규정을 들어 금지 통고를 내렸다. 심지어는 청와대로부터 1㎞이상 떨어진 경복궁역 건너편 집회도 불허했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2차 청와대 만민공동회는 자유발언과 안건토의 등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은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규탄과 100여명 이상의 연행자가 나온 전날 촛불시위의 진행 방식에 대한 불만 등 여러 가지 쟁점에 대한 기탄없는 의견을 나눴다. 
 
   
▲ 청계광장에서 열린 2차 청와대 만민공동회 중 참여자 발언 모습. 오후 3시 25분경. ⓒ미디어스
 
   
▲ 단상 반대편에서 바라본 2차 청와대 만민공동회의 모습. 오후 3시 25분경. ⓒ미디어스
 
   
▲ 단상 옆에서 바라본 2차 청와대 만민공동회의 모습. 오후 3시 30분경 ⓒ미디어스
 
한 발언자는 “민주주의 체제가 아닌 나라에서 유학 온 외국인 친구에게 민주주의 국가의 시위를 보여주겠다고 데려나갔으나 전반적으로 시위대는 경찰이 통제하는 방향대로만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친구가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시위가 맞느냐’라고 물어서 부끄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발언자는 “이석기 사건 등을 보면 이 나라에선 객관적 사실보다는 의도, 그러니까 권력자의 의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안건토의 시간에는 박근혜 퇴진 투쟁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향이 제시되었다. 만민공동회 제안자 측은 실천방향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박근혜 퇴진운동, 지방선거에 얽매이지 않는 대중운동, ‘학생’이나 ‘청소년’을 분리하거나 대상화하지 않는 평등한 추모와 평등한 투쟁을 주문했다. 
 
이후 실천 계획으로는 24일 저녁 8시 ‘박근혜 퇴진을 위한 공동행동의 날’ 집회가 예고되었고 박근혜 대통령·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 책임자들에 대한 고발운동이 제시되었다. 개별 시천 계획으로는 “각자가 진실유포단이 되자”는 슬로건과 함께 오프라인과 SNS 대응이 논의되었다. 또 현장에서 즉석으로 “지방선거에 편승하지 말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에 경고를 주기 위해 1번만큼은 투표하지 말자는 제안”이 동의를 얻기도 했다. 
 
   
▲ 만민공동회 측이 행진을 시작하기 전 경찰 측은 이미 청계광장을 차량과 병력으로 봉쇄 중이었다. 오후 5시경. ⓒ미디어스
 
   
▲ 반대 방향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후 5시경. ⓒ미디어스
 
그러나 현장에서 논의를 하는 만민공동회의 특성상 오후 4시경부터 이미 경찰이 주변 도로를 차량과 병력으로 에워싸는 모습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오후 5시에 만민공동회 언론담당자 정진우는 집회신고가 모두 불허된 사정을 설명하면서 “합법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방법은 지금부터 경복궁 광화문 방면으로 이동하여 기자회견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하고 사람들의 동의를 구했다. 이어서 송경동 시인 등이 주도를 하며 오후 5시 10분경부터 만민공동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시민들이 청계광장을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시위대의 몇 배에 달하는 경찰이 차량벽과 함께 골목들을 막고 있었다. 시위대는 <동아일보> 사옥 근처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고립되었다. 
 
   
▲ 결국 행진을 시작하자마자 동아일보사 사옥에서부터 막혔다. 오후 5시 10분경 ⓒ미디어스
 
   
▲ 시위대가 나가려고 시도해보지만 경찰이 너무 많은 상황이다. 오후 5시15분경. ⓒ미디어스
 
   
▲ 경찰이 시민과 함께 찍힌 모습. 오후 5시 15분경. ⓒ미디어스
 
현장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을 맘대로 지나다니지 못한다”라는 고함과 함께 무전기의 지시에 따라 경찰들 수십 여명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모습들이 자주 포착되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세월호 관련 시위냐”라며 관심을 보이면서도 “그런데 다 막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이 길을 통제하자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 대한 짜증을 표출하는 시민도 있었다. 지나가던 다른 시민은 “한 두명씩 일반시민인 것처럼 나와서 빠져나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 바깥에서는 어찌 보일까 싶어 빙 둘러서 동아일보 사옥 반대방면으로 와 보았다. 경찰들이 시민들을 막고 있다. 오후 5시 25분경. ⓒ미디어스
 
   
▲ 앞에 있는 경찰 병력만으로 충분히 막을 것 같아 보였지만, 동아일보 사옥 뒤편 일민미술관 앞에 병력이 더 배치되어 있었다. 경찰이 시민보다 적어도 서너배는 더 많았다. ⓒ미디어스
 
   
▲ 동아일보 사옥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모습. 달리는 차량 뒤로 경찰차량이 길 자체를 막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후 5시 30분경. ⓒ미디어스
 
   
▲ 광화문우체국 앞 골목길. 동아일보사 사옥 앞만 막은 것이 아니라 골목길마다 경찰들이 이런 식으로 막아서고 있었다. 오후 5시 40분경 ⓒ미디어스
 
결국 오후 6시 30분 이후 시위대는 청계천, 광화문, 대한문 등으로 흩어졌고 제안자 측은 광화문에서 간략히 기자회견을 하고 24일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시위대는 아직 광화문까지 진출하지도 못한 상황이었지만 경찰들은 이미 와 있다. 이순신 장군의 '호위무사'들 같은 모습. 오후 5시 50분경.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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