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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김장겸 그리고 백운기...정말 ‘미개’한 건 누구인가?[기자수첩]KBS와 MBC의 ‘날개 없는 추락’을 주도하는 이들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5.13 17:57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으로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보도국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지난 9일의 일이다. 이번에는 MBC 김장겸 보도국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 김장겸 MBC 보도국장.
1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장겸 MBC 보도국장은 지난달 25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보고를 받던 도중, 유가족들을 향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한겨레>는 김장겸 보도국장이 같은 날 팽목항 상황에 대해 “누가 글을 올린 것처럼 국민 수준이 그 정도”라며 “(정부 관계자의) 무전기를 빼앗아 물에 뛰어들라고 할 수준이면 국민 수준이 아프리카 수준”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민 미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 아들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동조 발언으로 풀이된다. 
 
KBS가 그랬듯 MBC는 김장겸 보도국장의 해당 발언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시 편집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MBC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고, MBC 노조 측도  "<한겨레> 기사는 노조를 통해 취재한 것이 아니다. 다른 루트로 접근한 것 같다“라면서도 "그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라며 발언 내용을 시인했다.
 
이쯤 되면 과연 ‘미개’한 것이 국민인지 공영방송의 간부들인지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공영방송의 세월호 참사 보도는 세월호가 끄집어낸 한국 사회의 총체적 문제들을 덮어 두는 ‘출구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발언은 그의 해명 취지를 일부 받아들인 데도 세월호 사건을 범상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김장겸 보도국장의 발언은 정부 관계자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들의 분노를 심각하게 폄하하고 있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대통령이나 정부에 있지 않은데 유족들과 일부 국민들이 책임을 돌린다고 ‘미개’하다고 보는 듯하다. 분노 표출이 있을 경우 ‘깡패’라는 폄하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해운사, 해경, 정부 당국의 대응 및 정책의 책임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책임 규명 과정에서 언론, 특히 공영방송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를 묻는다면, 정부 당국의 책임 면피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대통령과 정부 당국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고, 그들이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족이나 일부 국민이 전체 국민을 대표한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김장겸 보도국장이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대해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지적하고 싶다. 
 
그런 종류의 양식이 없는 김장겸 MBC 보도국장이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대통령과 정부 당국을 존중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들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며, ‘높은 사람’은 내게 챙겨줄 것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밥그릇과 이권의 문제다. 그런데 그들은 ‘높은 사람’이 자신의 밥그릇과 이권을 걷어찰 때 어떤 식으로 존중하는가? KBS 사장이 대통령만 보고 가고 보도를 통제했다면서 자신에 대한 노동조합의 비판은 부당하다고 횡설수설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모습을 보라. 상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후배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다. 이것은 ‘미개’의 범주를 벗어난 문명인의 모습인가. 
 
   
▲ 백운기 KBS 신임 보도국장.
밥그릇에만 위협이 와도 그토록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는 그들이 자식의 목숨을 바다에 묻은 사람들의 분노를 비웃을 자격이 있는가. 공영방송 관계자가 조문을 갔다가 따귀를 맞고, 취재현장에서 카메라가 내몰리는 현실에서, 보도국장이란 자가 기껏 유족들을 비판적으로 몰아갈 보도를 고민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들 집단에 대한 유족들의 분노가 지극히 정당함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가? 
 
두 방송국 보도국장들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가 풀어 놓은 ‘돌격대 완장’들이 어떤 방식으로 ‘권력 보위’만을 위한 공영방송을 만들어 왔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프리카를 통째로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김장겸 국장 식대로라면 ‘정부 수준이 아프리카 수준’이고, ‘방송 수준이 아프리카 수준’인데 국민들의 반응이 얌전할 리가 만무하다. 
 
마침 2014년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을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일하게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던가. 김장겸 보도국장의 발언과 최근 공영방송들의 보도는 ‘미개’한 보도국장들의 통제 하에 있는 공영방송은 유저가 자유롭게 운영하는 ‘아프리카 TV’만도 못할 수 있다는 서글픈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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