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정몽준 의원이 후보로 확정되었다. 정몽준 의원은 막내 아들의 ‘국민이 미개’ 발언과 아내의 그 발언에 대한 두둔성 발언 때문에 거듭 사과하는 등 악재가 있었으나, 일단 당내 경선의 문턱은 넘었다.

정몽준 의원은 11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마지막 경선 TV토론회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는가”라는 이혜훈 후보의 질문에 “대통령이든, 의원이든 모든 공직은 죽음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죽을 때가 됐는데 도망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답변해 대선 도전에 있어서도 여운을 남겼다.
같은 토론회에서 정몽준 의원은 "제가 시장이 된다면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서울 시민들과 등산과 테니스를 하면서 즐겁게 임기를 마치도록 하겠다"고 덧붙여 의중을 확실하게 정하지 않는 애매한 답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사실상 대선 후보로서 지지율이 높다면 도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겠다는 안이한 발상을 솔직하게 드러낸 답변이라 평가할 수 있다.
▲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네거티브 중단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의 여파는 지방선거의 기본적인 구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몽준 의원 역시 여론조사상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빙이다가 열세에 처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인천시장 선거 역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현 서울시장이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보다 앞서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 아들의 ‘국민이 미개’ 발언 등으로 홍역을 치렀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경우는 세월호 침몰 참사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서 일했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의 지지자들은 가족들의 ‘미개’ 발언과 애매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활용해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에도 답변해야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에서는 네거티브를 직접 하기 보다는 ‘재벌 vs 서민’의 구도를 은근히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들과 아내의 발언도 그 자체로 비판받기 보다는 ‘재벌그룹 사람들의 세계관’의 차원에서 지적될 가능성이 높다. 불리하게 선거전을 시작하는 정몽준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런 악재들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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