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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이후의 삼성' 전망조차 조심스러운 언론'당연한 궁금증'마저 성역화하는 삼성의 언론들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5.12 11:33

10일 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호흡 곤란 증상으로 순천향 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순천향 서울병원은 이건희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1.5km 거리로, 이 회장이 이곳으로 옮겨진 것은 주치의가 있는 삼성서울병원까지 가지 못할 만큼 긴박한 사태였음을 의미한다. 이건희 회장은 순천향 병원에서 심폐 소생술과 기관지 삽관 시술을 받은 후 11일 새벽 구급차를 타고 삼성 서울병원으로 이송된 후 회복되는 중이라고 한다. 

12일 언론들은 이건희 회장의 병환 소식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12일자 <조선일보>는 1, 2면과 B1면, <중앙일보>는 1면과 B3면, <동아일보>는 2면 기사에 배치하는 등 1, 2면 기사에서 사실을 간략하게 다룬 후 경제면 기사에서 이 사건이 가져올 파장의 가능성을 다시 다루는 패턴을 보였다. 진보언론 역시 이 점에선 크게 다르지 않아 <한겨레>가 1, 3, 19면에, <경향신문>은 1, 2, 17면에 해당사안을 다뤘다. <한국일보>의 경우 1면과 17면에 관련 기사가 실렸다. 
 
   
▲ 12일자 '조선일보' B1면 기사
 
<조선일보>의 경우 B1면 기사 <떠오른 이건희 건강 리스크... 삼성 “혼란 없을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그룹의 경영 전략, 사업 구조조정, 3세로의 경영 승계 작업의 문제 등을 전망했다. <한겨레>는 19면 기사 <‘전자’중심 구조개편 가속도... ‘이재용의 삼성’ 마지막 관문>에서 삼성그룹이 3세 승계에 대비하며 삼성 전자 중심의 구조 개편을 추진한 것으로 보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자질에 대해선 아직 의문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17면 기사 <삼성 계열사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편 가속>과 <한국일보> 17면 하단 기사 <삼성 계열사별 책임 경영 해 와... 경영 공백은 없을듯>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다뤘다.
 
   
▲ 12일자 '한겨레' 19면 기사
 
주목할 것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병환 사실 정도만을 다뤘고 그 파장에 대해선 분석 보도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사주 가문이 삼성그룹 오너 가문과 인척관계에 있는 특수사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일보>의 경우도 <조선일보>나 <한겨레>에 비해서는 해당 부문 보도가 소략하게 이루어졌다.
 
<조선일보>는 주요 언론 중 유일하게 사설에서 이 사안에 대해 비평했다. <조선일보>는 12일자 사설 <'삼성 리스크' 최소화할 방안 찾아야>에서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한 회사가 국내 10대 그룹 상장기업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의 실적에 따라 경제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삼성 지배구조의 변화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쟁 회사들의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만약 삼성의 지배구조의 변화가 장기간 불투명하거나 사업 개편 전략에 이상(異常)이 생기면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波長)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조선일보> 사설은 “삼성은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지배구조 변화와 사업 재편 구상을 분명하게 공개하고 그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 정부와 다른 기업들도 우리 경제의 삼성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분발해야 한다”라고 비평했다.
 
   
▲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한국 사회는 삼성그룹의 부침에 큰 영향을 받고, 그 삼성그룹은 오너 일가의 경영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이건희 회장의 응급실행에 관한 보도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언론에선 ‘이건희 이후 삼성’의 전망에 관한 보도조차 이루어지지 않거나 조심스럽게 다뤄진다는 점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그 영향력의 크기가 일종의 ‘신성화’의 영역으로까지 넘어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결국 모두가 궁금한 것은 ‘이건희의 삼성, 삼성의 대한민국’이란 도식이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도 지속될지 여부일 것이다. 사람들은 ‘건희제’의 권력이 ‘재용제’로 전승될 수 있을지 아니면 그것이 해체될지를 궁금해 한다. 또한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실적을 궁금해 하고 그것이 우리 삶의 경제문제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를 궁금해 한다. 하지만 언론이 그 ‘당연한 궁금함’조차도 조심스럽게 제기해야 할 성역이 있다면, 그 성역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봐야 하는 시점이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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