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1당과 제2당의 원내대표가 동시에 교체되었지만 신문 보도는 상세하지 않았다. 두 원내대표에게 신문 사설에서 무언가를 주문한 언론도 주요언론 중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세곳에 불과했다.

8일 <동아일보>는 <이완구 박영선 새 원내대표, 국회부터 개조하라>란 제목의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회부터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국회로 개조되지 못한다면 국민의 실망이 절망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특히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1기 내각은 ‘받아쓰기’에만 급급해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민심을 생생히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면 국정 운영에 큰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주문했다. 이는 그간 새누리당이 여당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9일자 조선일보 5면 기사
같은 날 <한겨레>는 <여야 새 원내대표, 세월호 문제에 전력투구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호흡을 맞추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집권당이 제구실을 하려면 청와대의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기만 하는 ‘고무도장’이 돼선 곤란하다. 박 대표에겐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원내 130석 정당에 걸맞은 책임감을 드러내야 할 숙제가 있다. 두 대표는 때로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하겠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생산적으로 풀어내는 정치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한국일보> 역시 같은 날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 할 일은 '양보와 협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 1년간 새누리당 최경환, 새정치연합 전병헌 원내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상생의 정치를 외면했다. 여당은 독주했고 야당은 장외로 돌았다. 그러다 보니 민생법안 처리는 지연됐고 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 정책은 시행이 미뤄졌다”라며 양당의 그간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두 원내대표에게 다른 모습을 주문했다.
▲ 9일자 한겨레 9면 기사
사실 세 신문의 사설은 두 원내대표에게 이상적 정치의 모습을 주문하는 원론적 덕담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다뤄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기에 현 시점에서 정당의 문제를 정밀하게 제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은 해당 사안에 대해 사설을 쓰지 않은 것도 양당 원내대표 교체에 맞춰 덕담을 늘어놓기에는 다뤄야 할 문제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양당 원내대표 교체가 신문 지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상황은 정치의 역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세월호 정국에서 정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우울한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소속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구설수에나 오를 따름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그걸 피하려다가 스스로 존재감을 지우는 실정이다. 원내대표 교체 이후 양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멘붕’에 빠진 유권자들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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