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회 노동절을 맞아 노동당이 국립국어원의 ‘노동자’를 ‘근로자’로 다듬어 써야 한다는 주장에 일침을 날렸다. 국립국어원의 주장이 오히려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노동당은 30일 윤현식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국립국어원의 인식수준이 군사정권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이름을 ‘근로당’으로 다듬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국립국어원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므로 국어생활종합상담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에 한 이용자가 ‘근로자의 날’이라는 표현에 문제제기를 하자 국립국어원은 “노동절은 1963년에 근로자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면서 “노동자는 근로자로 다듬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국립국어원 트위터.

이에 대해 노동당은 “5월 1일 노동절은 1886년 시카고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과 보통선거권을 요구하며 진행한 대투쟁을 기념하는 날”이라면서 “하지만 이승만 독재정권은 노동절을 관제어용조직이었던 대한노총의 창립 기념일인 3월 10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당은 “박정희 쿠데타정권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억압하고 정권에 순치시키는 과정에서 ‘노동’이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거세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노동자’는 ‘근로자’가 되었고, ‘노동절’은 ‘근로자의 날’이 되었다”고도 설명했다. 노동당은 “노동자들의 투쟁과 민주화의 과정을 거친 후 1994년에야 5월 1일이 노동절로 부활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노동당은 “국립국어원의 논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고용근로부’로 바꿔야 하고, ‘노동위원회’는 ‘근로위원회’로 다듬어 써야 할 일”이라며 “정부에 먼저 건의해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5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세계노동절 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대회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들에 대한 '애도와 분노'의 기조를 담아 치른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의 경우 30일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여의도광장에서 10만 조합원이 모일 예정이었던 노동절대회를 취소하고 지도부 차원에서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간략한 기념식을 개최한 뒤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