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국민TV의 ‘데일리 뉴스 방송’ 가능성에 대해 기대보다는, ‘그게 될까?’ 하는 의구심을 품어 왔다. 하지만 국민TV의 첫 TV프로그램 <뉴스K>는 4월 1일 무사히 첫 방송을 마쳤다.

지난해 라디오로 먼저 청취자들을 만난 국민TV가 ‘보고 들을 수 있는 영상 뉴스’를 제작해 방송할 수 있었던 데에는 노종면 국민TV 방송제작국장의 공이 컸다. 지난해 12월 뽑힌 국민TV의 제작 및 취재보도를 맡을 신규인력의 교육을 맡고, 방송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장치를 들이는 데까지 방송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총괄했다.

1일 밤, <뉴스K>의 첫 방송을 마친 후 노종면 국장은 “방송 한 편을 사고 없이 마무리했다는 것에 대해, 탁 막힌 게 풀린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종면 국장은 “적어도 제가 책임을 맡고 있는 한 소위 말하는 ‘외압’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며 “들을 때 좀 불편해도 듣고 나면 이로운 방송을 만드는 것이 저희 방송 제작의 큰 원칙”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종면 국장은 “<뉴스K>의 목표는 뉴스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이라며 “더 이상 나쁜 전파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 치는 행위가 미디어협동조합 설립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안전한 매체를 누리고 조금씩 확장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인터뷰는 현장에 왔던 4개 매체가 공동 진행했다.

노종면 국민TV 방송제작국장

▲ 노종면 국민TV 방송제작국장 (미디어스)
1. 첫 방송을 끝낸 소감은.

걱정이 많았다. 오늘 오전까지도 송출에 문제가 있어서… 기술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방송을 잘해 봐야 전달이 안 되니까. 방송이 사고 없이 나가서, 분명히 그게 다가 아닌데 방송 한 편을 오늘 사고 없이 마무리했다는 것에 대해서, 탁 막힌 게 풀린 것 같은 느낌이다.

2. 종편은 첫 개국 때 방송 사고가 났는데 뉴스K는 적은 인력으로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종편은 시간 많이 했으니까 길게 보도를 했으니까 방송 사고가 날 확률이, 1시간 하는 것보다는 크니까 방송사고가 있고 없고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저는 그것보다 무엇을 지향하는 방송인가, 어떤 개념으로 만들어진 방송인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3. 오늘 하루 첫 방송이 문제없다고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1주일에 1번도 아니고. 데일리 뉴스, 문제라는 건 50분 동안 진행하는 것. 적은 인원으로 안정된 뉴스 콘텐츠가 제공될 수 있나, 걱정하는 시선이 있다. 어떻게 안정적으로 콘텐츠 제공할지 방법이 있다면.

안정적으로 되지 않을 것이다. 저희가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력을 완전히 확보해서 방송하는 상황은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조금 더 인원이 늘어나면 지금 인력이 하는 것만큼의 일을 해서 만들 수 있는 방송 분량을 만들게 될 것 같다. 그게 미디어협동조합이라는 매체의 특성이라면 특성이고 소명이라면 소명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 누구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정적이라는 것의 표현은 가끔은 놀아도 되고 (웃음) 그런 상황인데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뭐 사람들을 혹사시키고 착취해야 되는 건 아니고 (웃음)

다만 기성 방송매체들 특히 종편이나 눈먼 돈을 마구 투자해서 만들어내는 방송처럼 여유로운 환경에서 방송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시스템을 추구하는 건 맞다. 그런 상황이 쉽게 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각오하고 가는 거구요.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방송을 그날그날 할 수 있느냐. 저는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보고 해내야 되는 일이라고 본다.

4. 오늘(4월 1일) 방송에서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20분 가까이 집중보도했다. 실시간 시청자 반응이 ‘다른 방송에서 외면한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룬다’, ‘너무 간첩 뉴스만 하는 것 아니냐’ 두 가지로 갈렸는데.

한 가지 사안에 어느 정도 집중할 수 있느냐는 뉴스 성격에 따라 다를 거라고 본다. 다만 기성방송매체들이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들어가자는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시청자의 요구를 채울 수는 없다. 요구에 부합한다기보다는 평가에 노출되는 쪽으로 저희가 방향을 잡고 있다. 평가가 갈릴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시청자들이 저희 방송을 보고 조금이라도 이로움을 얻는 방송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게 저희들 방송 제작의 큰 원칙이다. 들을 때 좀 불편해도 듣고 나면 이롭더라 하는, 그런 방송.

▲ 보도국에서 스튜디오를 바라볼 수 있는 큰 유리창에는 국민TV 조합원들의 이름이 깨알 같이 새겨져 있다. (미디어스)

5. 이전 언론 인터뷰에서 “풍자를 강화하고 논평 자제하겠다”고 했는데 첫 방송에서 ‘풍자 강화’를 잘 느낄 수 없었다.

(그 방향을) 못 맞춘 거겠죠. 방향은 잡혀 있고 계속 강화하려고 한다. <뉴스 혹>, <시사 애너그램 공갈>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풍자가 담긴 뉴스 콘텐츠를 담기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풍자의 의미가 어느 정도 담겨 있는지는 시청자들이 반복적으로 저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보시고 평가를 내려 주실 거라 생각한다. 좀 생소한 포맷이고 저희가 지금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제 스스로 이 부분이 스스로 풍자가 강조돼 있다고 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보고요. 보신 분들이 풍자를 못 느낀다고 한다면 실패한 거겠죠. 아직 제작자로서 조금 더 평가의 대상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싶다.

시뮬레이션 해 보니까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사 애너그램 공갈>이라는 코너가 정치인의 발언을 애너그램이라는 언어학적 기법으로 말을 순서를 바꿉니다. 그 원칙에 맞춰서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데 그것을 우리 내부에서도 듣고 잘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저는 형식이 생소해서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반복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원래 매일 한 편씩 만들려고 했다. 매일 한 편이 굉장히 어렵단 판단이 들어서 주 2회로 잠정 결정하고 진행하도록. 이런 부분에서 풍자를 강화한다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후퇴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지향 자체를 바꾼 건 아니다. 풍자 보도가 매우 어려운 보도 영역이라고 보고 도전하는 중이다.

6. 뉴스를 보니까 정통 뉴스 포맷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미디어협동조합이 하는 인터넷 방송인데, 앞으로 쌍방향 조합원이나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 만들 계획이 있는지.

일단, 저희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송이 어떤 형태인지 다양한 지향점들 갖고 계실 텐데 저희는 이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이 정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는 프로그램의 변화를 늘 모색하려고 하는 그런 생각으로 방송생활을 해 왔지만 뭘 완전히 백지에 놓고 새로 쌓는 것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그런 판단하고 있다. 골격은 유지하되 조금 다른, 얼핏 보면 비슷한 것 같은데 들여다보면 뭔가 다른 요소가 하나 둘 있고 그런 것들이 쌓여서 어느 순간에 몇 년 전을 돌아봤을 때 뉴스가 바뀌어 있는 것, 그게 저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자신 없는 영역을 성급하게 도전해 보고 싶지는 않다. 원칙은 말씀대로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어디에든 확보한다. 그것의 한 공간이 라이브 1인 시위하는 공간이다. 그게 50분 중에 1분 정도, 짧다면 짧겠지만 시도하는 입장에서는 중요한 결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통 포맷은 표현이 좀… 저는 정통이 뭔지 잘 몰라서. 권위가 있는 정통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과거에 하던 것, 시청자들이 익숙해 있는 것일 뿐이다. 왜 운동 차원에서 하는 언론은 늘 뭔가 가난해 보이고 포맷으로 승부하려고 하고 그러는가? 우리도 좀 모양 상으로도 그럴 듯한 방송을 가지고 싶다. 뉴스를 주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다. 저희는 저희 조합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는 하나의 소개문이고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자랑거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들을 다 극복하는 천재적인 기획이 나오면 제 얘기가 무색해지겠지만 저는 그 정도로 천재가 아니어서 조합원들이 이런 그럴싸한 뉴스가 있으니 한 번 봐라, 그래서 다른 분들이 보고 저런 내용을 보도하는구나, 뭐 이 정도가 저희들의 현실적인 지향점이다.

7. 스튜디오 안에 송건호 선생, 리영희 선생의 초상을 놓는 것,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새긴 것 등 보도국 디자인 아이디어를 국장님이 내셨다고 들었는데 맞는가. 아이디어들을 어떤 마음으로 내셨는지 궁금하다.

공간 디자인하는 건 저도 아이디어를 내지만 여러 사람이 상의를 내서 결론을 내고 가는 거기 때문에 내가 아이디어 냈다, 제 입으로 얘기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고 실제하고도 맞지 않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띄우는 것의 배경은 이미 지난해 10월에 동아투위 선배님들 국민TV 라디오에 모셔서 특집방송했다. 그게 우리 조합의 의지이고 지향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결과물로 저기 부착된 것이고, 여기 송건호, 리영희 선생 초상이 들어간 것도 같은 개념이다. 그리고 조합원들이 돈을 내서 만든 방송이기 때문에 조합원들 이름이 어딘가에 들어가 있는 것도 당연한 고려다.

▲ 국민TV 보도국 입구에 새겨진 동아투위 자유언론실천선언 문구 (미디어스)

8. <뉴스 혹>, <시사 애너그램 공갈> 등 고정 코너의 아이디어 직접 냈나?

<뉴스 혹>, <시사 애너그램 공갈>은 제가 기획한 게 맞다. <시사 애너그램 공갈>은 라디오에서 오디오로 했는데 청취자들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 뭔 말인지 모르겠다. (웃음) 그런가 하면 제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매니아 층이 조금씩 생겨나서 관둘 때 굉장히 힘들기도 했고요. TV로 애너그램이라는 형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풍자의 재미를 ‘솔솔’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

9. 이 시기에 적합한 질문은 아니지만, 조합원 가운데 소위 ‘깨시민’ 등이 주축이 돼 자기들끼리만 소통하거나 집단주의 사고에 빠질 위험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그대로 뉴스 콘텐츠에 반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먼 미래의 걱정들이 있기도 하다.

미래의 국민TV를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적어도 제가 책임 맡고 있는 한은 소위 말하는 외압, 그것이 내부 이익을 위한 외압이든, 외부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외압이든 가능하진 않을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국민TV 내부에 외압이 있다면 그것이 뉴스가치가 있다면 뉴스K는 다룬다. 그것 때문에 조합원들이 싸우는 일이 있어도…

저는 조합원들이 제작을 하라고 방송의 제작 자율권을 보장하고 물적 토대를 제공해주신 건 그런 거를 하라고 해 주신 걸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저희의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저는 국민tv의 직원이고 저를 고용한 사람은 조합원인데 고용된 저는 조합의 정신 조합원의 요구가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그런 사고를 하는 집단은 깨시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0. <뉴스룸 리포트>, <뉴스 리뷰>, <시사 애너그램 공갈>, <영상 인터뷰 길>, <Live 1인 시위> 등의 코너가 소개됐다. 오늘 방송에 안 나온 코너가 있는지.

<나뭇잎 편지>라고 이철수 판화가가 제작하는 판화를 간단한 애니메이션으로, 판화에서 글과 그림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코너가 있다. 월수금에는 <나뭇잎 편지>를, 화목엔 <시사 애너그램 공갈>을 한다.

11. 다른 미디어와 교류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소통의 속도가 매우 느리다, 라고 본다. (웃음) 생각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답답증을 좀 느꼈다. 바쁘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사실 별로 기대는 안하고 있다. 실무자들은 매우 적극적이다. 무슨 이유인지 잘 진척이 안 되고 그렇다고 제가 찾아다니면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그렇다고 지금 다 끝났다 이럴 상황도 아니다. <뉴스 혹>은 혹(HOK)이라는 이름이 나오는 게, <한겨레>, <오마이뉴스>, 국민TV다. <경향신문>하고는 다른 차원의 교류를 생각하고 있다. <경향>도 이 자리 방문해서 얘기한 걸로 아는데 그 이후로 진척이 안 된다.

말씀대로 그건 일방의 책임이 아니라 쌍방의 책임인 것 같다. 저희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저희 제안 받은 쪽도 그랬을 거고. 조금 아쉽긴 하다. 혹 같은 경우 원래 기획은 <오마이뉴스>, <한겨레TV> 쪽에서 포맷만 공유하고 자체적으로 만드는 간단한 영상 클립들, 거기엔 풍자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정보가 담겨져 있을 수도 있고. 그것들을 통해서 골라서 한 덩어리로 꾸리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서 저희가 제작한 거로만 방송이 된다. 적어도 지금은.

12. 앞으로 <뉴스K> 목표는?

저희 조합원들이 뉴스로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좋다. 그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게 저희들 하는 일이고 조합원들이 그냥 다른 거 보고 스트레스 안 받고 이 뉴스 통해서 세상 돌아가는 내용을 적어도, 방송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보시고 주변에 선전도 하고. 이거 봐라 이렇게 큰소리치시고 그런 용도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언론운동의 첨병이 돼서 저 말도 안 되는 매체들과 싸워서 이기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먼 훗날의 결과로서 그렇게 될지는 몰라도 이 방송, <뉴스K> 라는 방송, 조금 더 확장되면 또 다른 프로그램들, 이것을 보고 안도하고 지지하고 이것을 방송의 최소한의 정도를 지키는 프로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내가 낸 돈으로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주변사람들을 한 명 두 명 설득해 나가는, 그런 걸 하면서 이 세상을 견딜 수 있도록. 그 정도 기능. 조합원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매우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 그건 그대로 존중할 만한 생각이지만 지금 뭔가 투자를 많이 해서 볼륨 키우고 공룡들하고 경쟁하고, 그런 싸움의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이것 역시 일종의 바리케이드 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지키는, 더 이상 나쁜 전파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전파의 바리케이드 치는 행위가 미디어협동조합 설립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안전한 매체를 누리고 그것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위험한 곳에 있는 분들을 손 붙잡고 안으로 모셔오는. 모셔오려면 안에 뭔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도구라고 생각한다. 진격 앞으로가 아니라, 우리를 좀 지키자는 뜻.

▲ 국민TV 조합원들과 보도국 식구들이 '뉴스K' 첫 방송을 마치고 스튜디오 안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