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KBS 정연주 사장 해임 요구 결정에 대해 언론계는 "감사원이 권력의 주구임을 자인하고 나선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감사의 결과"라며 "감사원은 결과를 즉각 취소하고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 차원의 정연주 사장 몰아내기에 감사원까지 동원된 꼴로 오늘은 감사원 스스로 자살한 날이었다"고 지적했다.

▲ 감사원
최 위원장은 KBS 노조에 대해서는 "지금은 친정(친 정연주), 반정(반 정연주)을 떠나서 KBS에 대한 침탈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주저할 시간도, 명분도 없다"며 조합원 전체가 즉각 KBS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는 이날 성명에서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결과는 감사원이 권력에 대한 중립을 저버리고 정권의 친위대로 전락했음을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감사의 통상적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일정과 내용에 무리수를 두는 감사원의 의도는 뻔하다. 정권의 홍위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 PD협회 기술인협회 경영인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이날 오후 즉각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KBS 김현석 기자협회장은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구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권력의 주구가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도 감사원이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권력에 대한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감사원마저 이명박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라며 "권력 앞에 한없이 나약한 꼴을 보이는 감사원은 스스로를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도 '감사원이 공영방송 탄압의 총대를 매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오늘 감사원의 결정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무리하게 추진된 매우 잘못된 감사이며, 정치감사, 표적감사"라며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헌법상의 독립적인 지위를 스스로 부정하며, 역사적 오점을 남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53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상임위원장 성유보)은 현재 회의를 열고 항의집회 등 향후 일정을 논의 중이다.

한편, KBS는 현재 감사원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부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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