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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들의 ‘사회공헌’ 약속 어디로 갔나[경제뉴스 되짚기] 상장에 따른 비난 잠재우기였나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7.10.12 11:26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4월6일 ‘생명보험 업계 공동의 사회공헌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각 생보사들이 지정 기부금 한도액(세무상 이익의 5%)의 5%를 출연하고, 상장기업의 경우지정기부금 한도액의 10%를 향후 20년에 걸쳐 출연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보사들의 이 같은 ‘사회공헌’ 기금 출연에 대해 당시 시민단체들은 생보사 상장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상장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마치 생보업계 전체가 보험소비자를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의를 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 매일경제 5월5일자 4면.  
 
사회공헌 약속은 상장에 따른 여론무마용이었을 뿐인가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교수) 등 시민단체들이 금감위의 생보사 상장 승인 직후 낸 논평을 보면 생보사 상장과 관련한 문제점이 잘 반영돼 있다. 이들은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및 생보사 상장 문제의 이해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감위가 특정 생보사의 요구대로 상장규정을 개정했고 △상장에 따른 이익을 가져갈 생보사들의 주주 대부분이 대기업 총수일가 또는 계열사들이라는 점을 들어 상장에 따른 폐단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 10월12일자 13면.  
 
사실 지난 4월 생보사들의 사회공헌 약속은 공익기금이 무려 1조5천억 원이라는 점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은 측면이 있다. 삼성의 사회공헌 기금이 8000억 원이고, 현대차가 1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생보사 상장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는 언론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생보사들의 어마어마한 사회공헌 기금 약속만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생보사들의 사회공헌 약속은 아직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5월 초, 9월말까지 업계 공동의 사회공헌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시스템을 갖춰 10월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도 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오늘자(12일) 국민일보를 보면 생보사들의 이 같은 약속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같다. “사별 출연기금은커녕 출연금조차 확정짓지 못했고, 기금 운영주체인 공익재단 인가도 신청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익기금 출연시 증여세 문제와 단일 재단에서 여러 종류의 공익사업을 하지 못하게 한 현행법”과 같은 걸림돌도 작용했을 수 있다.

“출연금 미확정, 공익재단 인가도 신청 못한 상태”

하지만 만약 그 같은 이유를 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생보사들의 사회공헌 약속이 ‘졸속선언’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여론무마용으로 ‘긴급’ 발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생보사들에 대해 언론이 한번 따끔하게 지적도 할 법한데, 어쩐 일인지 조용하다. 당시 생보사 상장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생보사들의 사회공헌 기금 약속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임’ 때문에라도 이 사안을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당시에는 무시하더니 이제는 침묵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언론의 모습은 그대로인 셈이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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