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MBC <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 제작진의 의견진술일을 오는 16일로 결정했다.

MBC는 지난 3일 '심의 결과가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원 1심 판결 선고 이후로 의견진술일을 연기해줄 것을 방통심의위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지난 7일 MBC의 요청을 받아들여 9일로 예정된 의견진술 지정일을 한차례 연기했다.

▲ MBC <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위원회의 심의는 법원의 판단과 성격이 다르므로 1심 판결 선고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MBC의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의견진술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진술일을 16일로 최종 결정했다. 9명의 위원중 5명(박정호·박천일·손태규·정종섭·김규칠)이 이 안에 찬성했으며, 4명(박명진·엄주웅·이윤덕·백미숙)이 기권했다.

이날 최종 의결에 앞서 의견 진술에 나선 박정호 방통심의위원은 "민사소송 같은 경우 1심은 별 의미가 없다. 항소가 제기되고 오랜 시간 끌 것 같은데 우리 결과가 과연 큰 영향을 줄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천일 방통심의위원은 "한번의 연기요청을 받아들여준 것으로 충분하다"며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줄 지도 의심스럽다. 조만간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태규 방통심의위원은 "의견진술일을 한번 미뤄준 것은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날짜를 미뤄달라는 MBC측의 요청을 받아들인게 아니라 의견 진술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해서 연기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심의위원들은 < PD수첩> 심의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백미숙 방통심의위원은 "이미 정치화된 사건에 우리가 개입할 책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과연 우리가 심의해야 할 사안인가. 의결 보류도 답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엄주웅 방통심의위원도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사안에 대해 우리가 의견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MBC는 이번 방통심의위 결정에 따라 오는 16일 의견진술에 나설 계획이다. MBC 관계자는 "방통심의위 규정을 보면, 1회에 한해 의견진술 연기 요청을 할 수 있으므로 우리로서는 더 이상 연기를 해달라고 요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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