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종학 PD ⓒ뉴스1
드라마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한 김종학 PD가 23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20분경 경기도 성남의 한 고시텔 관리인은 투숙중인 김종학 PD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 PD가 머물던 방에는 타다 남은 연탄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김 PD는 SBS 드라마 <신의>의 출연료 미지급 등으로 경찰조사를 받아왔고, 최근에는 출국금지까지 당하면서 심적 압박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SBS <신의>는 약 6억4천만원의 출연료가 연기자들에게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김 PD는 이 작품의 펀딩과 경영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은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평소 한국 드라마 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고 김종학 감독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연노는 SBS <신의>에 대해 "최근 미지급된 MBC <아들녀석들>(약 7억원)에 이어 미지급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김종학 PD의 사망은) 잘못된 외주제작 관행이 빚어낸 또 하나의 참극"이라고 말했다.

한연노 김준모 사무총장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을 연출해 온 스타 감독이었으나 그 역시도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며 "방송사에게만 유리한 외주제작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은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연노 한영수 위원장도 "드라마를 만드는 외주제작사도,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도 모두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일하게 웃는 것은 방송사뿐"이라며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끝까지 방송사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연노는 방송사의 덤핑계약 등 잘못된 외주제작시스템의 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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