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뉴스1)
사옥 매각 과정에서 200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로 노조 측으로부터 고발된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은 16일 오전 10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장 회장이 출석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소환조사가 미뤄졌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권순범)는 16일 오전 10시 장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장재구 회장의 소환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는 4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나, 장 회장은 소환 전 출석연기 요청서를 제출한 채 검찰소환에 불응했다. 장 회장 측은 "준비할 자료가 많다"며 7월 말까지 소환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장 회장을 상대로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 배경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었으나 출석연기 요청에 따라 장 회장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해 소환 시기를 다시 정할 방침이다.

한국일보 기자 50여명은 장재구 회장의 소환 소식을 듣고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찾았으나, 장 회장의 소환 불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상원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장은 약식 기자회견을 열어 "아마도 기자분들이 이렇게 몰려든 것을 보고 장재구 회장이 겁이 나서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은 이번주 안에 소환조사를 빨리 마치고 장 회장을 구속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일보 기자 50여명은 16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약식기자회견을 열어 장재구 회장에 대한 공개소환과 구속기소를 촉구했다. ⓒ미디어스

정상원 위원장은 "최근 재벌 회장, 정치인, 전 국정원장도 공개소환한 검찰이 무슨 이유로 장재구 회장을 비공개로 소환하는지 모르겠다. 장재구 회장이 계속해서 검찰에 비공개 소환을 요청했다고 한다"며 "검찰은 언론사 사주라고 해서 봐주는 것 없이 범죄사실만으로 판단해서 장재구 회장을 공개소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 결정도 검찰 소환도 무시하는 안하무인 장재구 회장은 한달째 통신사 기사로 도배해서 짝퉁신문을 만들고 있다"며 "반드시 장재구 회장을 소환하고 구속기소해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사도 못쓰고 대주주 때문에 검찰청에 달려와야 하는 상황이 씁쓸하다. 신문사 사주로서 자격없는 사람이 대주주라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언론을 농락해도 되느냐"며 "이정도로 (범죄사실이) 눈에 뻔히 보이는 부실사주에 대해 검찰이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다른 언론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언론역사의 불행한 획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재구 회장 소환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한다. 오늘 출두예정이라는 소식도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개인 일이기 때문에 개인 변호사를 통해서 일을 진행하고 있어 회사에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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