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 꼽혀 온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종편채널 JTBC의 <뉴스콘서트>에 전격 합류한다.

▲ 진중권 동양대 교수 (개인블로그)

진중권 교수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4시35분에 방송되는 <뉴스콘서트>에서 '목요일 뉴스 멘토'로 활약할 예정이며, 13일 첫 방송이 나간다. <뉴스콘서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매일 화제의 뉴스를 음악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신개념 시사 토크쇼"라고 홍보하고 있다.

<뉴스콘서트>에는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월), 조순형 전 국회의원(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최창렬 용인대 교수(수) 등이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JTBC측은 진중권 교수의 합류로 JTBC 시사프로그램이 '균형감'을 갖추게 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 교수는 10일 자신의 트위터(@unheim)을 통해 "종편 3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곳에서 고정출연 섭외 여러번 들어왔지만 그동안 거절해왔죠. (담당인) 이영배 PD는 옛날 백토(MBC 백분토론) 멤버"라며 "오래 전부터 섭외요청을 해왔지만, 거절해 오다가 손석희 사장 영입 후 제가 수락한 것이다. 자기들이 과거와 달라지겠다고 다짐하는데, 도와줘야죠"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과거 트위터 등에서 "방송은 종편만 제외하고 어느 매체든 OK. 내가 종편 보이코트 중인 거 알잖아"라고 말하는 등 종편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 JTBC <뉴스콘서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진중권 교수의 고정 출연 사실을 알렸다. (관련 화면캡처)

언론계 인사들은 진중권 교수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손석희 사장, 진중권 교수 등의 영입을 통해 과연 JTBC가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과거 종편 출연을 거부했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출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쉬움은 물론 있지만, 변화의 의지가 보인다면 출연은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종편의 문제를 몇 사람이 바뀐다고 해결될 수 있는 '비구조적인' 것으로 보는 게 맞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출연을 시작한 이후에도 끝까지 종편에 대해 냉정한 자세를 가져갈 수 있느냐다. 그동안 조중동 종편에 대해 가져왔던 소신을 저버리는 계기가 될 위험성이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출연한 이후에도) JTBC의 변화가 없는 것 같으면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JTBC가 손석희 사장을 영입한 이후, 여러가지로 많은 변화의 조치들을 가시적으로 보이려 하는 것 같다. 단지 '조중동'에서만 벗어나는 게 아니라 바람직한 언론으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외부의 평가가 야박해 보이더라도, JTBC는 구체적인 보도 등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도 "출연한다는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1%의 가능성이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자체를 나쁜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대단히 논란이 되거나 심각하게 분노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전규찬 대표는 "손석희든 진중권이든 과연 JTBC 채널의 성격을 바꿔낼 수 있을까. (대주주인) 중앙일보가 가지는 자본의 성격, 재벌과의 유착, 조중동과 함께 권력을 만들어내온 부분이 과연 외부로부터 변화될 수 있는 것인가"라며 "1%의 가능성이 실현될지, 아니면 신뢰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일회적/정략적 기회주기라는 통속으로 빠지지는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