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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편집국 정상화' 중재 최종 실패…파국장재구 회장, 기자 면담 등 강경행보 돌입
곽상아 기자 | 승인 2013.06.10 17:38

회장 고발, 인사거부 등으로 촉발된 한국일보 사태를 놓고 이계성 편집국장 직무대행이 노사 중재를 시도했으나 최종 실패해 10일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장재구 회장은 회의 자리에서 '(나의) 뜻을 거부하는 사람은 대기발령 등 징계를 할 것이다', '회사 이념과 맞지 않으면 자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 한국일보 주최의 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린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장재구 회장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지난달 29일 편집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이계성 직무대행은 10일 오전까지 노사 중재에 나섰으나, 중재에 실패함에 따라 보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중재안에는 '내부 분열을 조장한 간부에 대한 인사철회' 등 기자들의 요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계성 직무대행은 1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임 배경에 대해 "편집국 정상화를 위해, 노사 중재를 해보겠다는 취지로 직무대행직을 수락했으나 중재가 잘 되지 않았다"며 "5월 1일자 인사에 대해 회사는 '정당한 인사권'이라고 하고, 노조는 '방패막이 인사'라고 맞서고 있는데 노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사배치를 놓고 중재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계성 대행은 "중재자 입장에서는, (중재 실패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노조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을 꺼려하긴 했으나 '편집국 정상화'라는 명분을 거부하지는 않기 때문에 설득의 여지가 있었는데, 회사가 노조의 근본 의도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어 중재 자체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내부 중재가 최종 실패함에 따라, 한국일보 사태는 더욱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법원의 이영성 편집국장 인사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장재구 회장 업무상 배임 혐의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내부에서 사태를 풀어나갈 특별한 계기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장재구 회장은 회의 자리에서 '회사 이념과 맞지 않으면 자를 수 있다. 몇명만 자르면 나머지 사람은 내 말을 들을 것이다' '(5월 1일자 인사를 거부한) 대상자 등에 대해선 (미뤄둔 이사회를 열고) 다시 징계절차를 속행하겠다' 등의 강경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장 회장은 10일부터 기자들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노조가 아닌) 회사측과 함께 신문제작을 하겠느냐'고 묻는 등 강경행보에 나섰다. 장 회장은 면담에서 자신의 뜻을 거부한 기자에 대해 대기발령 등의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자기 뜻을 따르는 사람들과 함께 별도의 '짝퉁 한국일보'를 만들겠다는 속내"라고 지적하며 10일 저녁 편집국 총회를 열고 비대위의 입장을 정리한다. 1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장재구 소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13일 오후 4시 30분에는 한국일보 주최의 고갱전 개막식장 앞에서 '장재구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장 회장에 대한 압박도 이어간다.

비대위는 10일 입장을 내어 "언론사에서 구성원 의사를 배제하고 오너 뜻대로 신문을 만들겠다는 초유의 사태로, 이는 언론의 공공기능은 물론 편집국의 공공성과 정상성도 무시한 초법적 행태"라며 "한국일보 경영을 망가뜨린 주범이 이제는 지면까지 말아먹겠다고 나선 것이니 구성원들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은 자신의 주변 인원으로 20면 안팎의 한국일보를 만들 생각이라고 한다"며 "콘텐츠 부실은 물론 편집자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짝퉁 한국일보 제작은 파행이 불 보듯 뻔하며, 신문의 질은 최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비대위는 "회장이 말하는 징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회장이 대체인력을 투입해 별도의 장소에서 신문제작을 시도하는 것은 당연히 부당노동행위로 법적 처벌의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이계성 직무대행은 "이제 중재를 시도할 만한 사람도 없다. (사태가) 점차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며 "(내부 해결은 물 건너 갔기 때문에) 법원, 검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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